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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안심번호 국민공천(안) ②
[[제1484호]  2015년 12월  5일]

이처럼 당원으로 하여금 자기들의 국회의원 후보자를 직접 선출하도록 한 이 제도의 핵심은 당의 주인이 당원임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당원은 공직자 후보를 선발하는데 아무런 권한이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프라이머리선거(primary election)의 핵심은 당원에게 자기 당의 공직후보자를 선출하는 권한을 돌려주자는 것이다.

여당의 대표가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은 정부 여당이 당내 민주화를 야당보다도 더 먼저 하겠다는 의사로 여겨왔는데 느닷없이 이 공약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로 변질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오픈프라이머리니 클로즈드 프라이머리(open primary or closed primary)니 하는 구분이다.

미국에서는 유권자로 등록한 정당원을 정당의 예비선거에서 투표하는데 자기 당 후보자에게만 투표하는 것을 클로즈드 프라이머리(폐쇄적 예비선거제)라고 하고 유권자로 등록하면 자기 당이 아닌 다른 당의 예비선거에도 투표를 허용하는 것을 오픈 프라이머리(개방적 예비선거제)라고 한다. 원래는 프라이머리라고 하면 클로즈드 프라이머리를 뜻하는 것이었는데 오랫동안 자기 당의 당원들끼리만 후보를 선출하다보니 다소 폐쇄적일 수도 있어 당 밖에 있거나 혹은 당 안에 있어도 당원들에게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뽑히기가 어렵고 그 선거구역 안에서는 전체적으로 더 당선에 유리할 수 있는 인물을 비당원에게 투표를 허용하면서까지 찾자는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생긴 것이 이른바 오픈 프라이머리 선거제도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에서도 많은 주가 채택하고 있지는 않다. 프라이머리선거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개방된 것이거나 폐쇄된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정당원이 투표 행위를 통하여 자신의 후보를 택하는 행위이지 결코 전화통화를 통해서 행사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 둔다. 투표 행위를 여론조사 식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선거는 투표 행위이기 때문이다.

설혹 후보자를 최종 결정함에 있어서 일부는 당원의 예비선거 결과와 일부는 여론조사 식으로 얻은 후보의 선호도로 결정하는 이른바 혼합식 공천제도 역시 당원의 신성한 투표 행위를 제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민주적이고 선거의 기본원리에 위배된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어떠한 여론조사도 그것이 안심번호이거나 실명번호이거나를 막론하고 어디까지나 여론조사이지 당원의 투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 선거이거나 예비선거(primary election)이거나를 막론하고 여론조사로 대신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헌법이 규정한 민주공화국의 수호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2조의 준수를 위해서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정당의 운영이 비민주적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그 정당의 당내적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불법행위임을 인정하여야 한다. 정당은 그 당헌이나 운영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천되기를 요구받고 있는 조직이다. 따라서 한 정당 안에서 아무리 힘이 있는 사람이라도 당헌당규를 자기 맘대로 고칠 수는 없는 것이며 또 그러한 당헌당규의 개정이 단순히 형식적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다수 당원들의 뜻이라야 한다는 말이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당규를 선거 때마다 당의 실력자가 자신이나 자기 정파나 계열에 유리하도록 개정하는 것은 가장 비민주적 정당의 행위이고 그것은 마땅히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조창현 장로 <(사)정부혁신연구원 이사장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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