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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주는 것과 받는 것 중 더 흐뭇한 것
[[제1543호]  2017년 3월  25일]


암 병동에 과장이 의사들을 이끌고 회진을 돌고 있었다. 병실에는 그 힘든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아프고 힘이 들지만 항상 씩씩하게 웃고 지내는 꼬맹이 환자가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밥상에 도화지를 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과장이 어린 환자에게 물었다. “무얼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있니.” 그는 무언지 알 수 없게 낙서한 종이를 보이면서 대답했다. “감사 카드요.” 그는 어제 생일을 맞아 선물을 보내 준 친구와 가족들에게  감사하는 카드를 만들고 있었다. “어디 보자, 잘 만들었네” 하며 과장은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칭찬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이 어린 환자는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로 갔다. 이 카드를 받은 남아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웃으며 행복해 하는 천사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먼저 간 암 환자에게서 큰 선물을 받은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남에게 주는 선물은 물질적인 것만을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기에 평소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고 남에게 선물을 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때로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혹은 부드러운 미소가 어쭙잖은 선물보다 훨씬 더 감동을 줄 때가 많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식당에 가서도 웃으며 인사하는 것도 드물고 음식을 서브하는 종업원에게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보통 선진국 사람들은 일상에서 감사합니다(Thank You)라든가 실례합니다(Excuse Me)는 입에 달고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말은 당연히 일하는 종업원에게 자신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일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천사들이 많이 생겨남은 흐뭇한 일이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평소에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데도 절약하여 많은 것을 내는 사람을 보면보화를 하늘에 쌓았다는 추상적인 덕담을 하기보다 틀림없이 마음의 행복을 누린다’고 확신할 수 있다.

결혼식에는 축의금을 또 문상을 갈 때는 부의금을 내는 것은 당연한 예의고 관행이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예외 없이 감사하다고 인쇄된 서신을 받는다. 사실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데 개인 사정으로 갈 수 없을 때에 아는 사람에게 대납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때는 이 서신이 하나의 영수증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당사자의 친필 이름도 없이 오는감사의 편지’는 너무 사무적이고 정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는 손 편지는 물론 종이로 된 크리스마스카드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전자카드가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아직도 12월이 되면  받는 사람 이름과 주소는 물론기쁜 성탄을 맞아 하나님의 축복이 새해에도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같은  짧은 문장이지만 직접 손으로 일일이 쓴 카드를 보내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때는 이런 작은 정성으로 마련한 마음의 선물이 지난 한 해에 있었던 오해도 씻을 수 있었고더 나아가 때로는 미래의 돈독한 인간관계를 쌓는 계기가 될 수 있기도 하였다.

하나님은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3:25)라는 말씀을 몸소 행해 보이시기 위하여 독생자를 보내시어 십자가의 고난을 겪으시기까지 하셨다. 그러면서 또한 일상생활에서 남에게 주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평안함을 주시기도 한다. 그것은 남에게서 받을 때에 느끼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더욱 큰 기쁨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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