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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왜 적폐를 척결해야 하나? ②
[[제1554호]  2017년 6월  24일]


- 1961년 민주당 정권의 사례를 중심으로 -

그럼 우리는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서 젊은 학생들의 고귀한 피의 희생으로 이룩한 4.19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이 그렇게 쉽게 5.16군사쿠데타에 무너지게 되었는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 하의 적폐를 척결하기를 기대했는데,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이 고질적인 강경파가 주도하는 당권경쟁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파렴치한 당리당략이 지배적인 정당문화의 개혁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의 정당들은 처음부터 정책 중심보다는 개인적 이해관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강하여 정당끼리의 경쟁은 말할 것도 없고 당내의 운영에 있어서도 그 경쟁이 지나쳤다. 이러니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타당성 보다는 사생결단식으로 강경파들이 초기에서부터 주도권을 잡음으로 말미암아 서양의회 안팎에서 나타나는 적절한 양보와 타협을 도출해 내는 신사적 의사결정 과정이란 찾아보기 힘들었다. 따라서 한 정당 내의 주도권, 특히 여당의 경우 이러한 강경파들이 주도권을 점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4.19혁명으로 정권을 잡자마자 한 일이 이승만 정권 12년간에 누적된 적폐 척결이 아니고, 당내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무한투쟁이었다. 결과적으로 7.19선거에서 국민이 몰아준 90% 이상 의석이 신파와 구파, 두 개의 정당으로 분당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따라서 총리 직을 맡은 신파의 장면 총리는 반 토막 난 민주당을 추스르며 내각제 하의 다수 세력을 확보하기에 모든 힘과 자원을 동원하느라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그중 가장 심각한 사건은 총리가 그토록 신임하던 장도영 육군참모총장의 이름으로, 당시 부산기지 사령관이었던 박정희 소장이, 그해 가을 강제전역을 앞두고 이미 항명 파동으로 예편된 김종필 중령을 중심으로 한 육사8기생들의 지지로 쿠데타를 음모하고 있었음을 미리 탐지하고도 양다리를 걸치려고 눈감아 주는 바람에 장면 정권은 집권 8개월 만에 쿠데타 세력에게 총 한 발 쏴 보지도 못하고 붕괴되고 말았다. 2공화국의 민주당 정권은 다른 무엇보다도 정권을 어떻게 하면 이승만 정권과는 다르게 민주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먼저 배웠어야 했다. 이승만 정권의 관권 및 금권의 부정선거, 집권 세력에 편향된 법 집행 등에 의지한 정권 유지가 아니라 국리민복을 달성해서 국민의 마음을 사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치 지도자와 양질의 공직자들, 그리고 실현가능한 정부 정책이 필요한데 말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모든 나라에 공통된 첫 번째 정부의 사명은 국권을 수호하는 안보 즉, 국내외의 반란을 막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데 장면 정권은 이 기본적 사명을 너무나도 소홀히 취급함으로써 아프리카나 중동 아니면 동남아시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가장 부끄러운 군사쿠데타를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최초로 허용한 것이다. 박정희 군사쿠데타는 집권하자마자 이승만을 내세워 자유당이 장기 집권했던 시나리오를 모델로 삼아 이번에는 이승만보다도 6년이나 더 긴 18년간의 장기 집권이 가능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박정희 정권은 이승만 정권보다 더 지능적으로 공권과 집권당을 사유화하여 이승만과 마찬가지로 박정희의 장기집권 계획인 3선 개헌은 물론이고 국가보안법과 긴급명령의 위세로 탄압하였으며 야당을 비롯한 반대 세력을 장기집권에 필요한 하나의 장식품 정도로 추락시켜 야당으로서는 도저히 정권경쟁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판을 새로 짠 셈이다.

 조 창 현 (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교수, 전 중앙인사위원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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