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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8호]  2019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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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적폐척결이 필요한 다른 이유들
[[제1556호]  2017년 7월  8일]


-정치인 충원과정의 문제들 -

다시 말하면 이승만 정권 12년 간 경무대 비서진을 비롯한 관료조직, 박정희 정부 18년 간 중앙정보부, 일부 언론기관까지 장기집권의 개인적 욕구를 달성하기 위한 탈 헌법적 절차 강행에 앞장서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이들이 강행한 탈 헌법적 조치를 구체적으로 풀어보자. 먼저 이승만 정권 하에 당시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개헌하는 과정에서 반대파 국회의원들을 협박하거나 구금하는 등 조폭에 가까운 수단을 꺼리지 않았던 1952년의 정치파동이 있다. 1956년에는 중임으로 제한한 대통령 임기를 3선까지 허용하는 개헌안을 투표 당일 1표 부족으로 부결로 선언했다가, 다음날엔 사사오입이라는 꼼수로 통과됐다고 선언한 3선 개헌파동을 비롯해 1960년에 이르러서는 전국 경찰과 내무부 조직을 동원해 3.15부정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박정희 정권 하에서는 19693선 개헌 파동과 1972년 유신헌법 실시, 긴급조치 발동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많은 탈 헌법적 조치들이 당시에는 아슬아슬하게 무사히 고비를 넘기는 듯 했으나, 거기에 따른 작태들은 얼마가지 않아 모두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여 결과적으로 1960년의 4.19학생혁명과 1979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한 박정희 시해로 두 정권 모두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러한 탈 헌법적 권력 행사는 이승만·박정희 정권 모두 임기 처음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헌법과 법치의 규제안에서 행동하였다. 그러나 통상 임기 말이 가까워지면서 이러한 유혹과 음모가 싹트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러한 일탈을 주도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비슷한 충원 경로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그들 중 다수는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의원직으로 출발하지 않고 경찰, 검찰, 군부 또는 정보부 등 관련 기관의 막료로 출발해서 각기 자기 분야의 고위직에 보임된 뒤 정계에 입문한 사람들이다.

특히 이승만 정권의 경우 전부가, 박정희 정권 때도 다수가 그 뿌리를 일제 시대 행정관료 출신에 두고 있다. 그들의 언행으로 유추해 보자면 평소 이들에게는 민주주의니, 선거니, 삼권분립이니 하는 민주주의적 명제들은 저 먼 서양에서나 실천되는 낯선 제도요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목적이 좋고 결과가 좋으면 된 것이지, 그 과정까지 민주주의니 뭐니 해서 제약을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으리라. 따라서 헌법적 가치나 원칙들(기본권과 자유,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같은 절차적 합법성과 정당성 등) 역시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제약할 수도, 무시할 수도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그중 가장 전형적인 인물이 얼마 전까지 정부의 핵심요직을 맡으면서 유신헌법이 가장 잘된 헌법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사람이 있지 않았던가. 이들은 대부분 야당은 단지 현 정권에 들어오지 못해서 야당을 하는 사람들로서 그들이라고 무슨 헌법에 대해서 자기들과 다른 특별한 의식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한걸음 더 나아가 야당을 비롯한 정권 반대 세력은 요새 말로 종북세력이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불평불만 세력이고 그러한 정당들은 자기들이 집권을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으면서 원내에서나 밖에서 그들이 떠드는 소리는 정권 당을 오직 흠집 내기 위한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그들이 주권자인 국민,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서 정계에 입문했다고 믿을 수 있는 자들인가.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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