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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오유지족(吾唯知足)
[[제1558호]  2017년 7월  22일]

가끔 서각 전시회나 서예전에서 오유지족(吾唯知足/너와 내가 만족하니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있다. 가운데에 두고 글자가 모여 개의 글자를 이룬 작품으로 때도 있다. 나는 오직 만족함을 안다. 나는 현재 만족스럽다. 지금 형편과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한다. 쓸데없는 욕심을 갖고 있지 않다. 자신의 분수에 대해 지분(知分 : 분수를 알고), 수분(守分 : 분수를 지키고), 만분(滿分 : 분수에 만족한다) 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적은 것으로 만족할 알아야 여러 사람들이 골고루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옳거나 좋은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억지로 한다고 해서 그대로 수도 없다. 모든 것은 물이 흘러가듯(上善若水) 순리대로 풀려야 하고 또한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진리대로 나아가는 것이다.(事必歸正)

1519 서른네 김정국(金正/1485-1541) 기묘사화로 선비들이 죽어나갈 동부승지의 자리에서 쫓겨나 시골집으로 낙향해 정자를 짓고 스스로 팔여거사(八餘居士) 불렀다. 팔여(八餘) 여덟 가지가 넉넉하다는 것인데 친구가 의미를 묻자 은퇴한 젊은 정객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①토란국과 보리밥을 넉넉하게 먹을 있고 ②따뜻한 온돌방에서 편안히 잠을 자고 ③맑은 샘물을 넉넉히 마실 있고 ④서가에 가득한 책을 마음껏 읽을 있고 ⑤봄꽃과 가을 달빛을 넉넉하게 감상하고 ⑥새와 솔바람 소리를 넉넉하게 즐기고 ⑦눈 속에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 향기를 넉넉하게 맡을 있으며 남은 가지는 ⑧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길 있기에팔여(八餘) 했네.

김정국의 말을 듣고 친구는 팔부족(八不足)으로 화답을 했다. 세상에는 자네와 반대로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네. ①진수성찬을 배불리 먹어도 부족함을 느끼고 ②휘황찬란한 난간에 비단병풍을 치고 잠을 자면서도 부족하고 ③이름난 술을 실컷 마시고도 부족하며 ④울긋불긋한 그림을 보면서도 부족하고 ⑤희귀한 향내를 맡고서도 부족해하며 ⑥아리따운 기생과 실컷 놀고도 오히려 부족하고 ⑦아무리 누려도 모든 부족하니 이렇게 아쉽고 ⑧아직도 부족함이 많다고 걱정하더군.

만족은 물건이나 조건이나 환경이 아니라 주관적인 해석이요, 마음인 것이다. 만족해야 여유가 생기고 마음이 여유로와야 행복할 있다. 마음이 부족하고 가난하면 항상 근심과 걱정과 화를 불러온다. 99마리를 가진 자가 옆집 1마리를 뺏어다 100마리를 채우려 한다면 그는 영원히 여유와 기쁨을 누릴 없는 것이다. 홍수가 나면 물은 많아도 먹을 물이 없다. 바닷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을 느낀다. 그래서 중독증이 생기고 깨진 독에 붓듯 충만함을 느낄 없고 가질수록 갖고 싶고 먹을수록 먹고 싶으며 향락을 누릴수록 자극을 원하게 되어 드디어 망하는 지경까지 질주하는 것이다. 마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의 질주와 같은 상황이다. 현대인들은 행복의 기준을 남보다 많고 것을 차지하고 누리는 두려고 한다. 수십 억짜리 저택에 억짜리 자동차에, 억짜리 무슨 회원권을 지녀야 성에 찬다. 물론 행복은 주관적인 가치이므로 단정적으로 말할 없지만 결코 많고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갖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보다 넘침(지나침) 있는 같다. 마태복음의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말에는 깊은 뜻이 있다. 13세기 독일의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마음이 가난한 사람 이렇게 해석했다. 아무것도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지식으로부터의 자유, 소유로부터의 자유를 말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신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사람만이 진정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식물과도 교감할 있어야 한다.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웃과 함께 누리며 불행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 이는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롭게」에서 전해주는 말이다. 그러니 좌우를 둘러보며 비교하지 마라. 비교하고 있는 동안은 절대로 행복할 없다. 나는 나의 길을 가고 너는 너의 길을 가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비교할 없다. 산에 가면 토끼가 뛰고 바다에 가면 거북이가 빠르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더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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