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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한명회(韓明澮)
[[제1560호]  2017년 8월  5일]

한명회는 조선이 나라를 세우고 뿌리를 내리려할 때 나라에 가서 조선(朝鮮)이라는 국호를 확정 짓고 돌아온 인물이다. 그는 조실부모하여 어릴 때부터 많은 고생을 하였다. 과거시험에 여러 번 떨어지고 38세 되던 1452년에야 겨우 과거시험에 합격해 경덕궁(지금의 경희궁)을 지키는 관리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하도 못생기고 머리만 커서 아이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머리는 영리해서 열 살 때, 충주부사 민대생의 사위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명회의 장모는 사윗감이 너무도 못생겨서 자기 딸과의 결혼을 극구 반대했는데 민대생이 그의 영특함을 알아보고 결혼을 성사시킨 것이다. 그래도 한명회의 딸들은 인물이 예뻐서 훗날 왕후가 될 수 있었다. 한명회는 자기의 친구였던 권람을 통해 단종의 숙부였던 수양대군을 찾아가 어린 왕이 조선을 다스리면 더 발전할 수가 없고 신하들에 의해 국가가 부패되어 간다고 얘기하였다. 단종을 쫓아내고 수양대군이 왕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쿠데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일어난 쿠데타가 ‘계유정난’이었다. 계유정난이 성공하고 수양대군이 1445년 왕위에 오르자 한명회는 일등 공신이 되었고 바로 좌부승지가 되었다.

이는 국무총리 산하 장관인 셈이다. 경덕궁 궁지기에서 출발해 13년만인 52세 때, 고위직 좌부승지까지 오른 것이다. 한명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자리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계유정난’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자녀들과 정략결혼을 시켜 자신의 부와 권력을 한층 더 공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조의 둘째 아들(후에 예종이 됨)과 자신의 딸을 결혼시켜 훗날 예종비가 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을 가진 한명회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1466년 이시애라는 사람이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이시애의 속임수에 말려서 당시의 권력가였던 한명회와 사돈지간인 신숙주가 함께 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왔는지 한명회는 조사 결과 죄가 없음이 밝혀져 곧 석방되었다. 1468년 세조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예종이 왕위에 오르자 한명회는 세조의 유언에 따라 다시 신숙주와 함께 국사를 돌보게 되었다.

그러나 예종이 왕이 된지 1년만인 1469년에 짧은 생애를 마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즉위 1년 만에 예종이 유명을 달리하고 성종이 왕위에 오르면서 한명회는 영의정과 병조판서를 겸직하게 되었다. 요즘으로 보면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을 겸직하게 된 것이다. 그는 경덕궁 지킴이에서 영의정까지 승진한 것이다. 이는 당대 최고의 권력과 부를 함께 누리게 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명회는 당대의 충신 김종서와 단종의 또 다른 숙부 안평대군을 죽이는 데 앞장섰고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을 죽이는 데도 일조를 했다. 그 후에도 4번의 난을 일으켜 당대 존경을 받던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같은 대학자들을 제거하고 1등 공신이 되었다. 그러나 인과응보는 피할 수가 없었다. 연산군이 왕위에 오르자 갑자사화 때,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 윤 씨를 죽인 주모자로 지목된 한명회에게는 부관참시의 극형이 내려졌고 그의 재산도 몰수당했다.

무서운 인과응보의 현실이었다. 이런 한명회를 두고 사람들은 ①당대 최고의 책략가, 또는 정치가라고 하는 이도 있고 ②수양대군을 부추겨 어린 조카 단종을 제거케 하여 권력을 독점한 간교한 계략가라고 하는 이도 있다. 역사의 인물 평가는 그를 보고 느낀 후대 사람들의 몫이다. 한명회의 별장인 압구정(狎鷗亭)이 언덕 위에 있었는데 후대인들이 그 언덕을 헐어 내고 그곳에 아파트 단지를 조성해버렸다. 우리들도 일생 동안 여러 가지 생각과 언어와 행위를 만들고 있다. 순간으로 끝날 것 같지만 사실은 쌓이고 쌓여 어느 날 우리의 인생 성적표를 결정한다. 사소한 일 하나라도 정신 차려서 해야 한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더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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