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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고위공직자를 제대로 뽑아야 나라가 발전한다 ①
[[제1562호]  2017년 8월  26일]

최근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고위직 외교관들이 해외에 나가서 저지른 성추행사건들이다. 외교관이란 직업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나라의 얼굴인데 그들이 외국에 나가서까지 이러한 부끄러운 범죄행위를 자행했다는 사실은 무엇인지 모르나 우리 공직자의 충원과 관리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투표로 뽑기 때문에 공무원을 선발하듯 미리 검색하고 조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임명직인 공무원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마음만 먹는다면 국회의 입법 협조를 얻어서 얼마든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후보자의 능력·자질·도덕성 등 나라가 바라는 자격과 기준을 정하여 그것에 맞는지의 여부를 조사·검색하는 일이 가능하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나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여기서 공부란 주로 기억력중심의)만 잘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논란거리가 된 위의 외교관 성추행사건이나 이른바 공관병(公館兵)의 사병화(私兵化)사건 등은 높아진 국민의 공직자에 대한 기대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 공직자의 현주소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되었다. 이제는 공부만 잘 해가지고는 성공적인 공직자가 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를 선발하는 기준과 방법도 마땅히 달라져야만 한다.

, 지능도 아니고 오직 지식만을 검증하는 인사제도에서 벗어나 감성, 도덕성과 인격적 자질 등 이 모든 영역을 고려해야 하겠다. 사실 공직인사제도의 선진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고위직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공직 계층의 최말단인 순경의 채용시험에 지능시험 이외에 심리검사(the psychological test)가 들어있는데, 우리 한인이 많이 사는 LA에서는 순경으로 임명되기 이전에 한 사람의 경찰후보생의 심리 검사에만 평균 근 2천불을 지출한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다. 경찰관은 고사하고 판·검사나 고위직 공무원에게도 심리검사 자체가 없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미국에서 특히 경찰관을 이처럼 조심스럽게 채용하는 까닭은 한 사람의 경찰에 의한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명이 살해되었을 경우 위에서 예를 든 LA경찰의 고용주인 LA시정부는 민사재판에서 많게는 수 백 만 불에 이르는 손해배상의 책임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지난 수년간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잘못된 사법행정 때문에 억울하게 감옥에 갔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가 패소하여 배상한 액수가 수 백 억 원에 달한다. 만약에 우리가 좀 더 양심적이고 올곧은 법집행공직자들(수사관·판사·검사 등)들을 더 많이 확보했었다면 아무리 독재정권의 강압이나 유혹이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건들이 잘못될 수가 있었겠는가 묻고 싶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배운 것은 조선조에 그렇게 많은 지식인과 학자들이 왕을 보필했고 해방이후에도 역대 집권자들 옆에는 기라성 같은 당대의 명문대 출신, 어렵다는 일본제국 고등문관시험합격자와 그것을 이어받은 고등고시 합격자들이 많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박수를 받고 대통령 관저를 떠난 대통령은 겨우 손꼽을 정도였음은 또 어찌된 일인가 말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감성이고 학생 때 백점은 못 받은 사람이라도 거짓말을 안 하는 정직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이 똑 같은 원리가 그대로 공직사회에서도 적용되도록 하는데 필요한 제도개선을 게을리 한 셈이다. 이것이 혹시 우리 기득권 계층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묻고 싶다. ‘이만 했으면 잘 하고 있는데 왜 자꾸 문제점만 지적하는가?’ 하는 태도 말이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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