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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공부 잘 하는 사람이 공직도 잘 하는가? ②
[[제1571호]  2017년 11월  11일]


첫째로, 그들의 필기시험은 단 3시간 즉, 180분으로 끝난다. 그 내용을 보면 네 분야(직무관련 지식시험, 자전적 직무관련 영역에 대한 설문답안 작성시험, 영어표현시험, 에세이시험) 중 그것도 그 절반은 객관식 시험이며 그 나머지 시간으로 후보자의 영어 표현 능력과 에세이 작성 능력을 검증한다. 그들은 헌법, 경제학 등 대학의 학과목을 시험과목으로 출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교관이라는 직무를 분석하여 그 직무수행에 가장 도움이 되는 지식과 필요한 기량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시험문제를 도출한다고 한다. 따라서 제1차 시험에서는 약 40%가 합격한다. 이처럼 1차 시험에 많이 합격시키는 이유는 필기시험은 되도록 쉽게 해서 더 넓은 법위의 양질의 인재가 지능시험에서는 합격하도록 하되 그 이후의 여러 가지 다른 시험에서 후보자의 지능 이외의 다른 기량, 자질과 성품 등을 검증하겠다는 뜻이다.

반면에 우리의 고시는 1차 시험에서만 세 영역에 90분씩 180, 그리고 제2차 시험에서 과목당 120분씩 다섯 과목에 600, 1,2차를 다 합하면 총 780, 13시간이 소요된다. 미국 외교관 시험의 네 배에 달한다. 우리는 2016년도 5급 수험자 중 불과 14.82%만이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우리는 1,2차의 지능시험에서 대부분의 수험생을 탈락시키는데, 이는 아직도 공직시험이 주로 지능테스트이며 다른 자격(기량, 자질이나 성품)엔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둘째로 집에서 치르는 논술시험이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수험 이후 3주 안에 외교관(직무관련) 자질 관련 6개 영역에 대해서 개별적 답변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된다. 그 영역이란 리더십, 인간상호 관계, 소통, 관리, 지성, 본질적 지식을 말하며 각 영역별로에 1,300자 가량의 개별적 답변(NP, Personal Narratives)을 제출하여 자격평가단(QEP)의 검사를 받는다. 이것은 수험생의 외교직 직무관련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합격, 불합격이 아닌 점수만 기재한다.

셋째, 구술시험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아침 645분에 입소하여 저녁 7시에 끝나면 다행이라는 공고문이 시사하는 것처럼 12시간에 걸쳐서 다각적인 방법으로 시행한다. 우리도 중앙인사위원회 설치 이후 제3차 시험이 2일간에 걸쳐서 무려 16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과거 우리 행시(외시 포함)의 구술시험이 대강 10분을 넘기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시험관이 살피는 내용도 흥미롭다. 1차의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보자의 평정성, 문화적 적응능력, 경험과 동기, 정보통합과 분석능력, 솔선과 리더십, 판단력, 객관성과 정직성, 구술 소통능력, 기획과 조직력, 계량적 분석력, 창의력 또는 상상력, 타인과의 공조능력, 문장력 등의 기량을 다각적인 방법(집단토의, 개별적 인터뷰, 사례관리연습 등)을 통해 네 명의 시험관이 평가하여 구술시험 합격 여부를 결정하고 그 자리에서 수험생에게 통보한다. 이것 역시 매우 중요한 차이다. 우리는 구술시험 평가도 그 자리에서 통보를 미룸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넷째, 건강검사와 보안검사(security) 역시 우리가 눈여겨볼 일이다. 그간 우리의 경우 주로 사상관계를 검증한데 비해서 그들은 세금 및 융자금 미납 여부, 병적등록여부, 과거 신용문제 및 파산 여부, 부실한 과거직장 근무경력 여부, 범죄기록 및 기타 위법 여부, 약물 및 음주남용 여부, 군에서의 비명예제대 여부 등 공직후보자로서의 최소한도의 몸가짐을 갖췄는지를 검증한다. 이러한 지능 이외의 다른 기량이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공직은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니라 행정이라고 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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