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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가짜 뉴스와 언론의 자유 ②
[[제1593호]  2018년 5월  5일]


국내 정치가 극단주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요즘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하다. 일부 제도권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데는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한다. 어떤 경우에는 보도에 진실의 일부만을 포함하거나 사실을 왜곡, 과장 또는 축소함으로써 그 여론 형성에 의도적으로 자신들이 목표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지성인(the intelligentzia)으로서의 자존심마저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하기야 그들은 이미 과거 오랜 동안 전체주의정권 하에서 독재 권력과 타협하는 한 방식으로 사실의 은폐, 축소, 왜곡 등 온갖 모양의 가짜뉴스 생산의 장본인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그 대가로 당시의 정권은 제도권 언론의 진입 문턱을 높게 만들어 새로운 언론사의 진입을 오랫동안 차단함으로써 거의 독점적인 광고시장 덕분에 제도권 언론은 매우 높은 수입을 비롯한 온갖 특권을 누렸었다. 따라서 제도권 언론은 지금 과거에 얻은 특혜와 특권을 오랫동안 누렸던 그 세월이 몹시 그리울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언론환경은 더 이상 독점이 아니고 종이신문 이외에도 다른 많은 언론매체가 자유롭게 경쟁하고 있는 이 시대에서도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난날의 달콤함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그 탈환작전의 한 형태가 가짜뉴스의 생산이다.

이러한 노력은 이미 미국의 일부 보수언론이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는 보도 태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2016년도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다. 이 가공할 가짜뉴스의 생산은 결과적으로 거의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일찌감치 판단한 미국의 여론을 뒤집고 미국 정치권의 야생마, 아니 돌연변이였던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일등공신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리고 이러한 가짜뉴스의 생산은 대선이 끝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보수언론은 그가 취임한 이후에 많은 스캔들이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도 그것들을 은폐, 왜곡, 축소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기자회견에서 오늘 한 말이 며칠 전에 한 말과 다르다고 지적하면 그는 곧바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꾼다. 사정이 이쯤 되고 보면 미국의 역사나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한 일반 서민들은 대통령이 가짜라고 하는 특정 사실에 이의를 달기가 그리 쉽지 않다. 이는 대통령이라는 권위로 진짜 뉴스를 가짜 뉴스로 가린 사례다.

진실은 숫자나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며 옳고 그름은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각자가 가진 양심에 의해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진짜와 가짜를 식별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양식과 양심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이것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존재 이유이다. 언론의 자유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를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이러한 표현이 많은 비판과 토론을 통해서 더 성숙한 한 단계 높은 지경으로 세련되어 진실에 더 가까운 단계까지 올라가게 되며 이런 것들이 집대성되어 하나의 과학과 지식의 체계를 이루게 되는 것은 우리가 다 아는 일이다. 이처럼 지식과 과학이 오늘날 나라살림의 구조와 정책의 형성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나라운영의 현안을 도출하는 정치 과정에서의 사실의 규명과 옳고 그름의 판단은 국가의 흥망이나 국민의 복리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바른 언론이 가짜뉴스를 골라내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능력은 민주주의국가의 유지와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창현 장로<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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