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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6호]  2018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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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우리가 부른 국민 할머니
[[제1594호]  2018년 5월  12일]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는 유명인의 이름 앞에국민’을 붙이는 풍습이 생겼다. 국민 아버지, 국민 여동생 등 누구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이 별칭은 그러다가 언젠가 슬그머니 없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죽음을 맞은 미국 할머니에게 이 별칭을 붙였는데 물론 미국에서는 사용을 안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미국 백발의 여인 바바라 부시 여사가 4 17일에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이 부고를 전하는 한국의 언론이 그에게 헌정한 별칭이다. 부시 여사는 대학 재학 중인 19세에 부시를 만나 결혼하여 73년을 해로했다. 그러나 그는 첫 딸을 불치의 병으로 3살 때 잃는 아픔을 겪었으며 이 때에 얻은 충격으로 흰 머리가 되었는데, 이를 개의치 않고 일생을 백발로 지낸 연유로 흔히 그를 부를 때에 앞에백발의’를 첨가하는 전통이 생겼다. 거기에다 남편과 큰 아들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작은 아들을 주지사로 키웠으며 그 아들이 또 한 번의 미국 대통령 후보로까지 될 정도로 성공한 가문의 안주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가장 큰 요인은 마음씨 착하고 순진하며, 누구에게도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넉넉한 인격의 할머니 같은 외모와 그 인상에 결코 어긋나지 않은 그의 품성 때문이었다. 그는 결코 외부로 나타내는 분노를 보여주지도 않았고, 또한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설치고 나서는 행태를 보이지도 않았다. 대통령의 부인으로서도 마치 옛날 우리 조선시대 종갓집 맏며느리 같은 단아한 자세를 유지한 인자한 할머니였다. 그의 전임 퍼스트레이디였던 낸시 여사가 상당히 사치스러운 치장으로 유명했지만 그는 수수한 시골 할머니 같은 복장에 만족하였고 더욱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90달러짜리 3줄 모조 진주목걸이는 많은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이번 장례식에 참석하는 많은 귀부인들이 그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그와 유사한 목걸이를 착용한 것은 또 한 번의 가십을 장식하는 이야기였다.

그에게 얽힌 또 다른 따뜻한 이야기는 그의 남편인 부시가 1989년에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두 달 후에 있었다. 영부인인 부시 여사는 워싱턴의 할머니 집(Grandma's House)를 방문했다. 그곳은 HIV 감염 유아 보호시설이었는데 그곳에서 어린이들을 몇 시간을 안고 위로해 준 사실이었다. 그 당시에는 아직도 에이즈 환자와는 접촉하면 감염된다는 의식이 있던 시절이었는데 그의 이 아름다운 행동이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데 큰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장례식에서 가족을 대표해서 추도사를 한 둘째 아들은, 2년 전에는 현 트럼프 대통령과 피나는 경쟁을 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경선 도중에 스스로 사퇴한 배경에는우리 집안에서는 이제 대통령은 충분히 나왔다고 자애롭고 은밀하게 대통령 사퇴를 권고한 어머니의 뜻이 작용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하였다.

장례식이 끝나고 전 세계로 퍼진 사진 중에 정말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사진이 있었다. 휠체어에 앉은 부시를 중심으로 아들 부시 내외와 클린턴 대통령 내외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현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한 사진은 정말 우리들을 감동시키고 부러움을 자아내는 사진이었다. 억지로 수명을 연명하지 않고 임종 전에 온 가족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하늘로 가신 그야말로 진정국민 할머니’의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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