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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암산 공부에 손 글씨 쓰기
[[제1596호]  2018년 5월  26일]


오늘날에는 과학기계의 발달로 생활이 편리해지면서 새롭고 눈부시게 발달하는 과학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수학 문제만 해도 천재들이 여러 명 함께 풀어야 할 문제도 컴퓨터로는 순식간에 해답을 찾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히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요즘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익숙해져서 모든 학문의 기초를 배우지 않고도 공부하는 것에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이다. 예를 들면 계산기 사용에 익숙해서 암산을 모르고도 산수 문제를 풀어나가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를 쉽게 푸는 천재가 나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지만 실제적으로는 두뇌 훈련이 잘 되지 못해 고도의 문제를 직접 풀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이 부족한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글씨를 쓰는 과정에서도 같은 문제점을 일으키게 된다. 손으로 직접 글을 써보지 못한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글씨체가 엉망인 것은 물론 쉬운 맞춤법도 틀리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게다가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 이용에 익숙한 젊은이들은 정식의 말이 아닌 자신들만이 사용하는  암호 같은 말들을 사용함으로써 표준어를 저버리고 맞춤법을 어기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

얼마 전에 볼펜을 사기 위해 문방구점에  들렀다. 한 개에 3천 원짜리 2개를 사면서 속으로 가격이 6천 원이니 거스름으로 5천 원짜리를 받기 위해 11천원을 주었다. 이때 젊은 점원이 계산기를 볼펜에 대면서 “6천 원인데요” 하면서 나를 조금 이상하게 쳐다보며 내 손에 있던 천 원짜리를 도로 주면서 거스름으로 4천 원을 주는 것이었다. 내가 5천 원짜리로 달라고 하자 그제야 어색한 웃음을 웃으며 5천 원짜리를 내어 주는 것이었다. 이는 그 젊은 아가씨가 항상 기계에만 의존하던 습관이 있고 암산하는 일이 몸에 익숙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이런 일은 전화를 할 때에도 단축번호를 사용하던 습관이 있어 언제나 이를 썼기에 전화기가 없을 때는 가까운 사람의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해 낭패를 당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물론 암산을 잘한다고 수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뇌를 훈련시키는 것도 공부를 잘하기 위한 하나의 학습 과정이다.

또한 초등학교에서도 숙제를 컴퓨터로 제출하기도 하는 세대가 되니 점점 손으로 글을 쓰는 풍조가 사라져 간다. 예전에는 붓글씨도 하나의 학습 과제였다. 더욱이 정성들여 쓰는 글씨체는 그 사람의 정신 상태나 성격도 나타낸다고 믿을 정도로 우리의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옛날 식의 사고방식은 더 이상 유지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원리나 어떻게 공학적으로 작용해서 달린다는 이론을 전혀 알지 못해도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더욱 우수한 차는 공장에서 만들고 고장이 났을 때에는 이를 수리하는 기술자가 있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반인은 이를 편리하게 이용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엄청난 기계치다. 이 말은 내가 평소에 이용하는 기계를 완벽하게 이용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기에 아직도 암산도 하고 글도 내 손으로 쓰기도 하며, 너무 편리한 기계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남이 보기에는 조금 답답해 보여도 이렇게 직접 내 몸과 머리를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일이라 여길 뿐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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