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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어느 결혼예식 주례이야기
[[제1600호]  2018년 6월  30일]

오래전의 일이다. 어느 여름, 날씨가 더워 쩔쩔매던 8 중순이었다. 그해 미수(米壽) 별세하신 고모님의 장례식에 참석차 부천(富川) 있는 장례식장에 갔다가 예식장에서 나오는데 진동으로 놓은 휴대전화기가 신호를 알린다.

  여보세요.” “교수님, 강○○입니다. 오랫동안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이쿠. 정말 오랜만이네. 지금 어디에서 전화하는 거야?” “송내' 있어요.” “‘송내'라면 경인선 전철역송내역' 말인가?” “ 맞아요.” “아니 어떻게 송내에서 전화를 하나?” “자세한 이야기는 후에 드리기로 하구요. 제가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요.” “그래, 말해봐.” “제가 11 23 오후 1시에 송내역 북부출구에 있는 『투나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교수님께서 주례를 서주십사 하구요.” “11 23일이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구먼. 대개 주례는 신랑 쪽에서 정하는 보통이니 신랑과 한번 같이 상의해 .” “제가 교수님 말씀을 드렸더니 신랑이 좋다구 했어요.” “그래? 11 23일이면 무슨 요일인데?” “그게 걱정이에요. 주일이거든요. 교수님 교회에 가셔야지요?” “그러네! 8시에 1 예배를 드리고 KTX 지하철을 이용하면 오후 1시까지는 예식장에 대어갈 수가 있을 같군.” “청첩장이 나오면 대전으로 찾아뵐게요.” “그럼 그렇게 하지. 다시 연락해. 있어.”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양은 M대학교 영어교육과에 재학 중이던 4 동안진선미(眞善美)' 갖춘 학생으로 내가 칭찬하던 학생이다. 가정형편 때문에 본인이 학자금을 벌어 자급자족하는 만학도였다. 본래 마음씨가 착하고 외모가 단정할 뿐만 아니라, 겸손하고 예절바르며 성적도 거의 매학기 학과 수석이었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극찬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런데 양이 내게 주례를 부탁하던 날부터 3개월여가 흘러 결혼식 일자가 불과 열흘 정도밖에 남지 남았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더니 결혼식을 불과 5 앞두고 양에게서 전화가 왔다. 강○○입니다. 저희들 지금 대전에 가는 중이예요. 출발했거든요. 이곳 송내에서 대전까지는 빨리 운전하면 시간 정도면 거예요. 지금이 10시니까 12시쯤 대전에 도착해서 인사도 드리고 점심도 대접하고 싶어요.” “고맙군.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

예정보다 조금 늦게 예비신랑 신부가 대전에 도착하였다. 자동차에서는 신부와 휠체어에 신랑뿐만 아니라, 돌이 아주 총명하고 귀엽게 생긴 아들도 함께 차에서 내렸다. 속에서 교육(?) 시켰는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향하여하라버지 교순님, 안뇽하세여?나이에 비하여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내게 인사를 하였다.

그날 신부로부터 들은 이야기의 핵심은 이러하였다. 사람의 고향이 제주도이고 어른들끼리도 서로 아시는 사이였다는 , 대전에 와서 다시 만나 사귀는 도중, 신랑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함께 일하던 동료의 기계 조작 미숙으로 대퇴부(大腿部) 이하의 하반신이 절단되었다는 . 절망적인 상태에서 의료진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하였다는 . 친정 부모님과 형제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 마음고생이 너무 컸다는 . 결국은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미리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 결혼식을 보름 앞두고서야 비로소 친정 부모님이 결혼 허락을 하셨다는 등등이었다. 사고 당한 순간을 묘사하는 신랑의 설명만으로도 나는 현기증이 느껴졌다. 나는 그날 예비신랑에게아내를 평생의 은인으로 알고 사랑하며 특히 신부의 부모님을 부모처럼 여기고 공경하라 당부를 했었다.

우리는 마디로행복한 ' 단정적으로 규정짓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네 삶에는 항상밝은 '어두운 그림자' 공존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의 남녀가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사람이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가지가 행복의 중요한 핵심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

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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