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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북핵폐기를 빙자한 미중패권경쟁
[[제1603호]  2018년 7월  21일]


국제정치는 자유, 평등, 평화 등 미사여구가 난무하지만, 국력을 바탕으로 한힘의 정치’를 반영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북핵문제가 좋은 예일 것이다. 겉으로는 미북 간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미중 패권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북한의 NPT 탈퇴로 북핵 문제가 불거지고, 미중 패권경쟁이 표면화되고, 중일 간의 패권경쟁이 물밑에서 진행되면서 동북아에서 열강 간의 각축이 북핵 제거를 명분과 구실로 해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와 평택기지로의 이전, 일본의 군사대국화 등은 북핵 위협을 명분과 구실로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의식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미국이 한동안 아프가니스탄 내전 등에 몰입되어 북핵 문제에 미쳐 신경을 쓸 수 없는 동안,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의 지위를 이용해서 북핵폐기를 명분과 구실로 미중 간 및 중일 간 패권경쟁에 대비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십분 이용했다. 중국은 북핵으로 인해핵 도미노 현상’이 한대만으로 확산되지 않는 한, 내심 북핵을 용인하면서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북핵을 이용했다. 6자회담 기간(2003.8-2008.12) 내내 중국은 한국의 좌경정부와 함께 북한이 추구하는 ‘4:2구도’ (,북한,, : ,)의 정착을 돕고, 이를 통해 미국의 북핵폐기를 위한 협상노력에 제동을 걸었다. 냉전 기간 내내 중소분쟁을 이용해서 원조를 극대화 했던 북한은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중 패권경쟁을 이용해서 원조를 극대화 하는 데 북핵을레버리지(leverage)’로 이용하고 있다.

김정은의 최대 관심사는 수령신격화에 바탕을 둔 체제 유지에 있다. 따라서 집단지도체제에 바탕을 둔 중국 식 내지 월남 식 개혁, 개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오로지 핵 위협을 통해경제협력’ 명분으로 한국으로부터 과도한 원조를 탈취하고, 미중 패권경쟁을 이용해서 양측으로부터 원조를 울궈내면서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상태에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한미군 철수, 남조선 적화통일의 수순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의 임기 중에 시진핑 주석의 패권추구를 철저히 봉쇄해서 미국이 지배하는팍스 아메리카나 시대’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일일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Paul Kennedy 교수는 그의 저서강대국의 흥망’에서 중국이 경제대국화에 만족하지 않고, 군사대국화를 넘보는 패권을 추구하는 경우 필연적으로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의 제동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집권 2기에 들어 선 시진핑 주석은 2017.11월 공산당 대회 시신중국 건설’을 표방하면서, 2035년까지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팍스 시니카 시대(pax-Sinica era)’의 실현을 위해 남북한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가열화되면서 중국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미북 핵협상이 6자회담 처럼 장기화되면서 북핵폐기가 사실 상 무산될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 없다. 미중 간의 현격한 국력 차로 인해 미국의 북폭의지가 단호한 경우 중국이 쉽사리 개입치 못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과 미 국민들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 할 것이다.

김명배 장로<전 주 브라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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