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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사전사업승인제도만이 예산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①
[[제1627호]  2019년 1월  19일]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년도 예산국회가 끝났다. 429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의 예산이 법정기간을 살짝 넘기면서 통과된 것이다.

사실 잘 산다는 구미 선진 국가뿐만 아니라 알뜰하기로 이름난 일본도 재정수요를 수입이 따라오지 못한지 이미 오래 됐다는 평을 받는데, 막대한 국방비에도 불구하고 그간 우리는 비교적 국가수지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것은 오랫동안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부지출을 극도로 외면해 오면서 가능했었다. 그러나 세월은 그간 많이 변했고 우리 국민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서 이제는 사회복지정책을 위한 재정 지출이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재정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세금을 시시 때대로 부과한다고 거두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나라 빚을 내서 부족한 재정을 채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지금 미국이나 EU국가들이 골치를 앓고 있는 가장 커다란 문제는 재정수요를 어떻게 잘 조정하느냐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헌법은 재정에 관한 한 매우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다. , 조세법률주의를 통해서 모든 세금은 행정부가 임의로 결정하지 못하게 하고 반드시 국회에서의 세법 통과를 전제로 한다던지, 정부의 모든 지출은 매년 사전에 앞으로 1년간 꼭 써야할 항목과 그 액수를 추산하여 예산안(일종의 법률안)을 미리 국회에 제출, 통과시켜야 한다든지 등이다.

, 먼저 정부는 예산수요를 잘 측정해서 예산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이른바 예산국회(3개월간) 기간 동안에 양쪽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예산안이 통과되도록 하는 과제를 말한다. 그런데 이 어떻게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작업이 해마다 커다란 장벽에 부딪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여러 가지 장벽들이 있는데, 먼저 예산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늘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예산안에 대한 삭감 내지 증액에 관한 명확하고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제도가 아직 마련되어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말썽 많고 우리 국민들의 원성을 크게 일으키는 관행은 이른바 예산결산위원회의 소위원회가 다시 소소위원회를 구성해 이 비밀회의에서 모든 삭감과 증액이 확정된다는 사실이다. 이 소소위원회는 그 구성이나 운영에 관해서 국회법에 규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회의록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이 제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게 되는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입법부와 행정부에 산재돼있는 권력 실세들이라고 하겠다. 먼저 행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아예 항목이 없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면 다음해에 증액할 것을 처음부터 예상하고 첫해에는 형식상으로 극히 적은 액수를 끼어 넣는 식으로 일단 예산안에 포함시키는 것들이 관행이다. 그래도 이것은 예산편성당국의 묵시적 승인이라도 받은 경우이나 가장 비 원칙적 끼워 넣기 관행은 위의 소소위회의 중 이른바 쪽지를 통해서 아예 새로운 사업항목을 억지로 집어넣는 관행이라고 한다.

물론 모든 예산은 일단 국회에 제출된 이후에는 국회가 일방적으로 줄일 수는 있어도 예산안에 정해진 액수를 늘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정부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그들은 이 문제를 아주 간단히 처리 할 수 있다고 믿고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 누가 여기서 희생되느냐 하면 이미 예산안에 포함은 되어있으나 그것을 마지막까지 지킬 힘이 약한 사회적 약자나 의회에서의 로비능력이 부족한 집단이나 사람들의 몫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이다. 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예산의 혜택을 이 소소위에서 자기들이 넣고자 하는 항목을 위해서 마구 삭감하거나 아예 형식적으로만 명목만 남기는 수준의 삭감이다.


조 창현(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정치학교수,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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