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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8호]  2019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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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내가 한일관계의 징비록을 쓴다면. . . ①
[[제1654호]  2019년 8월  24일]


올 것이 왔다.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다. 지금은 이러한 국란을 막지 못한 것을 남의 탓만 할 때가 아니다.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외교 실패의 실상(그 과정과 원인 등)을 진솔하게 분석하고 반성하면서 이것을 적나라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에 필자가 한일관계 징비록을 쓴다면 어떻게 쓸 것인가? 우선 일본이 한국을 세계자유무역의 한 틀인 백색국가군()에서 아무런 정당한 사유 없이 제외시킴으로써 유발된 한일관계의 악화는 사실 그것의 좀 더 큰 원인인 한미일관계의 불협화음을 옳게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흔히 한미일군사연대(엄격한 의미에서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이지만 한일관계는 단지 군사적 협력관계에 불과하다)로 불리는 이 삼각관계가 삐꺽하게 된 그 과정과 원인을 찾아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외교관계에 있어서 역사와 기록은 매우 중요하고 그 지정학적 시각은 별로 크게 변경되지 않는다. 1945년 이후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미국은 구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극동에서 군사적·외교적 제 몫을 챙기려할 때까지 한반도는 늘 구 러시아의 영향권 안에 속한다고 생각하여 미국의 관심밖에 있었다. 적어도 당시 미육군성에서 대령으로 근무하면서 38선을 직접 그은 당사자인 전 국무장관 딘 러스크(Dean Rusk)의 증언에 의하면 그렇다. 그래서인지 제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던 미육군성은 전쟁 이후 장차 점령할 나라들을 지배하기 위한 이른바 군정학교(the Military Government Schools)를 설치 운영할 때에도 유독 한국만은 빠져있었다. 이것은 전후 한국은 미 육군이 점령할 영토가 아니라는 신호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당시의 소련이 전후 일본을 독일처럼 분할 점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 대신 갑자기 한반도를 38선으로 둘로 쪼개서 그 북쪽을 소련에 내줬다고 러스크는 회고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우리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에도 계속되었는데, 1949년 미 국무장관 애치슨(Acheson)이 미국의 극동방위선에서 한반도를 제외한다고 선언한 것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건이었다.

그런 미국이 왜 1950년 한국전쟁에 참여했을까? 이것은 적어도 남북을 통일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을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맥아더 UN사령관의 전격적 해임이다. 전쟁 도중에는 그 지휘관을 교체하지 않는다는 병술의 기본 원칙까지 어겨가면서 그를 면직시킨 까닭은 6.25 당시 중공군의 파상공세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만주폭격이 불가피함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처럼 그들이 깊은 고려 없이 한반도를 분단함으로 발생한 6.25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대신에 그 전보다 더 악화된 분단 즉,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최신·최대의 군사력의 대치상지대를 형성하고 만 것이다. 그것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움켜쥔 동북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확대하고 그 최전선을 형성한 남한이 자신들의 패권 하에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였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한반도에서 불과 한 시간 남짓 상 거리에 위치한 전범국가인 일본과, 그로인해 36년간의 갖은 고초를 겪은 한국과의 관계개선(국교정상화)을 서둔다. 그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마자, 2차 세계대전을 유발시킨 일본을 1951년 샌프란시스코협정을 통해서 태평양전쟁의 책임을 면제해주고 한국전쟁의 보급창으로 개발시켰다. 또 미국이 이미 점령한 오키나와, 요코스카 등 많은 공군 및 해군기지들은 6.25 전쟁을 위한 지원은 물론, 장차 발생할지도 모르는 동북아에서의 더 큰 전쟁을 위해 더 튼튼하게 구축할 필요를 확인했다.

조 창현(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정치학교수, 현대교회 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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