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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8호]  2019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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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내가 한일관계의 징비록을 쓴다면. . . ②
[[제1656호]  2019년 8월  31일]

결과적으로 말하면 한국이 전범국가인 일본의 한국 강점에 대한 죄 값이나 배상 문제를 더 오래 끌 수 없었던 것은 6·25동란으로 1인당 GDP100달러 이하인 대한민국으로서는 경제 개발은 필수조건이었고 이것을 통감한 앞선 정권(이승만 및 장면)은 부흥부(후일 경제기획원)를 신설하고 경제발전 계획을 세워서 미국과 세계은행 등에 필요한 차관을 집요하게 신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함으로써 일본 이외 어느 나라도 도울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박 군사정권에 대해서 매우 냉랭하기만 했던 미국의 태도가 월남 전쟁이 극치를 이룬 1963~5년부터서는 갑자기 달라진 사실이다. 이러한 미국의 영향력이 최근에 발동된 예로서는 우리의 북핵 방어 목적과는 직접적 관계가 아무 것도 없다고 과학자들도 시인하는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밀어붙이는가 하면 이번의 아시아지역외교포럼(ARF)에서 일방적으로 일본을 비호하는 미국의 행보는 한미일 관계를 있는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뼈아픈 교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우리는 늦게나마 점진적으로 한미일 간의 군사적 동맹(the alliance) 내지 연대(the coalition)란 것이 그 회원국 간에 동일한 관계가 아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그래도 과거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외교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립 서비스(rip service)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방위비 증액에 있어서 잘 나타나는 것과 같이 주권 국가의 국내적 위상이나 체면 같은 것을 세워주려는 상호 호혜의 원칙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일방적이고 노골적이며 오직 시장적 접근법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패권국가인 미국이 철통같은 동맹국이라 말하는 한국을 대하는 민낯인지 모른다.

사실 2018년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알선으로 북미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의 비핵화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거듭되는 군사적 위협 말고는 어떠한 평화적 해결의 시도에는 거의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 대신 중국과 잘 지내기 위해서 필요하면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라고까지 부추기는 미국의 극우 외교책사 키신저(Kissinger)같은 사람에게 귀를 자주 기울였다. 그는 몇 해 전 러시아가 크리미아반도를 강제흡수하고 우크라이나의 내전을 공공연히 지원하는 행위를 미국으로 하여금 눈감아 주라고 조언했던 인물이다. 아마도 한일관계가 지금보다 더 악화되면 미국과 일본의 동북아 방위선을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옮길지 모른다는 가설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잘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해서 미국과 일본이 특히 트럼프와 아베가 그처럼 전무후무한 밀착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미국과 일본이 한국에 대해 최초로 한 조약인, 1905년 태프트-가쓰라 협정(Taft-Katsura Agreement)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약정에서 미국은 일본의 대한제국침탈을,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의 식민지화를 피차 묵인하기로 밀약한다. 이 협정은 1882년에 미국이 조선(대한제국의 전신)과 체결한 조미우호상사조약(The Korea-American of Amity and Commerce)의 제1조를 위반한 것이 분명하다. 그 조항은 만일 어떤 강국이 조약의 당사자 중 어느 한 나라를 부당하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다루면(deal) 그 다른 나라는 원만한 해결을 가져올 수 있도록 조정하는 호의를 베푼다고 쓰여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이 우리나라와 약속한 조약을 헌신짝처럼 버린 첫 케이스이다. 이미 1895년 청일전쟁과 1905년 노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이 태프트-가쓰라 협정으로 미국의 축복(?) 하에 한국을 강점함은 물론 만주와 중국본토를 침략하여 30여만 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조 창현(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정치학교수, 현대교회 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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