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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우리외교관의 언어능력은 충분한가? ①
[[제1660호]  2019년 10월  12일]


얼마 전 한미 간에 지소미아(GSOMIA)로 긴장이 그 극에 달했던 기간 중에 한 외교관의 어설픈영어문장을 둘러싸고 청와대 외교 책임자와 외교부 수장간의 설전으로까지 이어진 사건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외국어 단어 하나가 외교상으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준다고 하겠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시작한지 이제 겨우 70년이 지난 우리 외교를 선진국의 수준에 비교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인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외교의 성숙을 기다려주지 않고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까지 불리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국익과 생존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외교관이라는 전문직을 두어서 상대국의 언어는 기본이고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을 통달하게 하는 것이 필수 요건처럼 되어있다. 외교라는 것이 처음에는 주로 국제법적 측면이 강해서 법률전문가가 등용되었으나 지금은 그 외에도 정치, 경제, 통상, 문화, 영사 및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거나 일반외교관으로 채용 이후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양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모든 외교관이 적어도 하나 또는 두 개의 외국어에 능통해야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럽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모국어 이외에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중 하나에 능통하기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것이 그들에게는 불가능한 주문이 아닌 것이 적어도 영어 하나만은 보통교육을 마칠 때까지 거의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언어훈련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외교의 대상이 되는 모든 나라의 언어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이상이겠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적어도 국제적으로 흔히 통용되는 몇몇 언어를 잘 알아두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과연 우리 외교관들은 자신이 다루거나 주재하고 있는 상대국(150여개 국가)의 고유 언어는 고사하고 그들과 공통으로 사용하는 국제 공통 언어인 영어(또는 불어, 스페인어 등)마저도 얼마나 잘 구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여기서 말하는 구사의 뜻은 단순히 생활이나 사업, 여행 등에 유용한 외국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의 외교적 접촉, 설명, 토론, 협의, 문서작성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얼마나 높은 수준의 전문적 외국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첫 기준이 된다. 국가와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달린, 어려운 많은 현안을 상대방이 충분히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토론하고 협상하고 문서로 작성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수준 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공직 선호 전통에도 불구하고 외국어교육제도나 외교관 충원과정이 이러한 외교인력 수요를 적절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외교관으로서 갖춰야 할 수준의 언어능력과 필요한 지적능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도 개발이 아직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언어전문가에 의하면 이구동성으로 외국어는 어려서 배워야 하며 외국어를 잘 하려면 중학교 졸업 이전에 그 기본(특히 발음)이 서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현 제도 하에서는 중학교 마칠 때까지 어느 하나의 외국어의 기초를 잘 습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우선 우리의 영어교육이 말하기보다는 문법이나 해석에 더 치중하고 있다 점에서 취약성이 발견된다. 언어는 발음이 생명인데 우리 영어교사들의 대부분이 원어민의 발음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그런 발음을 하게 되면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 창현(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정치학교수,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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