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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조감도(鳥瞰圖)와 오감도(烏瞰圖) 이야기
[[제1662호]  2019년 10월  26일]

학부 시절우리에게미국소설'을 강의하셨던 조용만(趙容萬, 1909-1995) 선생께서는 경향문학(傾向文學)에 반기를 들고 순수문학을 표방하여 문인아홉 사람이 결성했던 『九人會』를 중심으로1930년대 초에 이상(李箱, 1910-1937), 김유정(金裕貞, 1908-1937), 이태준(李泰俊, 1904-?), 박태원(朴泰遠: 1909-1987), 김기림(金起林: 1908-?) 등 제씨(諸氏)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하셨던 문단교우로서 이따금 강의 시간에 옛날을 회상하시면서 특히이상선생에 얽힌 일화를 말씀해 주시곤 하였다.

새파란 나이 스물일곱에 요절(夭折)한 이상 선생의 천부적인 재능을 몹시 아까워 하셨으며 그의 몇 가지 기행(奇行)에 대한 일화도 얘기해 주셨다한겨울에도 하얀 백구두를 즐겨 신었다든가늘 덥수룩한 검은 수염을 기르고 다녔으며 또 친지가 새로 개업한 다방의 이름을“69”라고 짓궂은 이름을 붙여 주었다는 일화 등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의 본명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김해경(金海卿)인데 조선 사람들의 성씨에김씨이씨가 많다보니 어떤 일본인이金氏'인 그를李氏'로 착각하고 일본 발음으로이상[さん]'이라고 부르곤 했는데 자기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 편하다면이상이라고 하자 하여 그의 아호(雅號)이상(李箱)”이 되었다는 일화도 말씀해 주셨다.

그토록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이상’ 시인이 쓴 시가 무려2,000편에 달했다고 한다그중에30편을 골라 당시조선중앙일보오감도(烏瞰圖)”라는 타이틀로 그의 연작시(連作詩)를 발표하게 되었는데 이른바“13의 아해(兒孩)”가 등장하는 첫 작품이 게재되자마자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하였다항의의 내용인즉, “조감도(鳥瞰圖)란 말은 있어도 오감도(烏瞰圖)란 말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또 그따위가 무슨 시냐이게 무슨 개수작이며미친놈의 잠꼬대냐?”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고 쏟아 냈다고 한다독자들은 도대체새 조()’까마귀 오()’로 둔갑한 이유가 뭐냐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작가의 무지의 소치(所致)냐 아니면 신문사의 오식(誤植)이냐?” 하고 무섭게 따져들었다.

그런데 답답한 노릇은15회까지 작품이 연재되던 보름간이나이상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다독자를 왕으로 모시는 신문사로서는 심상치 않은 논쟁으로 인해 좌불안석(坐不安席)이었다당시 그 신문사의 학예부장의 직책을 맡았던이태준은 주머니 속에 사직서를 준비해 가지고 다녔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1960년대, <문예사조론>을 강의했던 양희석(梁熙錫선생은 작가이상의 침묵 속에는 다음과 같은 항변이 들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조감도(鳥瞰圖)[]가 공중에서(아래를굽어본[그림[]”을 뜻하는 영어표현“Bird's-eye-view”를 번역한 말이다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이일진대 까치[]솔개[]까마귀[]도 모두 새이므로작감도’, ‘연감도’, ‘오감도라고 하면 무슨 대수냐?아직까지 전래되어 온 것만 옳고전통적으로 지켜온 인습(因習)만 옳다는 말이냐고 항변한 것이다

결국 그가조감도오감도라고 한 것은 단순히 전통적인 것만을 옳다고 주장하는 고착관념에 가까운 세인들의 편견에 항거하기 위하여오감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당시 그가 발표한15편의 연작시는 한결같이 시가 난해할 뿐만 아니라작품의 시적(詩的어조가 냉소적이고 자조적(自嘲的)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기존의 통념적인 문법이나 띄어쓰기단락구분 등을 송두리째 무시하였으며 시에 숫자나 기호를 도입하여 언어적 규범을 무시하기도 하였다.

시인 이상은불령(不逞=원한과 불평불만을 품고 제멋대로 행동함)”이라는 죄목으로 왜경에게 체포되어 감금 중스물일곱에 사망하고 만다우리는 그에게서새로운 역사는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그것을 뛰어 넘으려는 몸부림을 통하여 창조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

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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