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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술과 악마
[[제1698호]  2020년 8월  1일]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 한 그루의 포도나무를 정성스레 심고 있었습니다이때 악마가 이곳에 찾아와서 주변을 살피더니 이마에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다가왔습니다

지금 무엇을 심고 있습니까?” 악마는 사람에게 아주 다정하게 물었습니다옆에 누가 온 지도 모르고 땀을 흘리며 포도나무를 심고 있던 사람이 뒤를 돌아다보며아주 멋진 식물을 심고 있다네.” 약간 뽐내기라도 하듯 알 듯 모를 듯 애매하게 대답을 한 것입니다.

어쩐지 내가 한 번도 이런 식물을 본 적이 없거든요무슨 의미가 있으며맛은 어떠한지 궁금해집니다.” 이렇게 악마가 능청을 떨자어리석은 인간은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여기에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데 그 즙을 짜서 마시면 완전히 황홀한 행복감에 젖어 들게 되지라고 말했습니다그러자 악마는 바짝 달라붙으며 이렇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 식물에 필요한 좋은 거름을 준비해 드릴 테니 저에게도 이 나무를 몇 그루만 같이 심도록 해주십시오.”

그리고 악마는 어디론지 사라지더니 곧바로 양과 사자와 돼지와 원숭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이것들을 죽여서 이 나무 밑에 묻으면 기가 막힌 거름이 되어 식물이 잘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는 네 마리의 동물들을 죽이고 그 피와 사체를 거름으로 포도나무 뿌리 근처에 묻었습니다시간이 지나자 악마의 말대로 포도나무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그리고 탐스런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악마는 포도를 따서 곧바로 술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그런데 이 술을 마시게 되면 처음에는 양처럼 순해지고 좀더 마시게 되면 사자처럼 강폭해져 행패를 부리게 되고 그보다 더 마시게 되면 돼지처럼 더럽게 되며 더 마시게 될 경우 원숭이처럼 해롱거리며 추태를 부리게 됩니다술이야말로 악마가 인간에게 준 저주의 선물입니다.


김철수 장로

<작가• 함평은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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