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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호]  2020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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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제1700호]  2020년 8월  15일]

 

내 평생에 두 번 유럽여행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탈리아를 방문하였으나 그 나라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데다가 개인이 여행의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여행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단체로 몰려다니는 패키지여행이다 보니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만을 방문하느라 그 유명한『밀라노 대성당』은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이 대성당의 원래의 명칭은 『밀라노 두오모』라고 하는데《두오모》가 이탈리아어로《대성당》을 의미한다고 한다.

『밀라노 두오모(대성당)』는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마치 숲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고딕양식에 135개의 첨탑 하나하나마다 조각품을 올려놓아 그 수가 무려 3,000개 정도에 이르며 성당 내부에는 100m 높이의 유리 첨탑이 하늘로 치솟아 있고천장은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퍽 인상적이라고 한다

전해 듣기로는 이탈리아의『밀라노 대성당』에는 세 가지 아치 모양으로 된 문이 있다고 한다첫 번째 문에는 장미꽃이 새겨져 있는데 모든 즐거움은 잠깐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둘째 문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는데 모든 고통도 잠깐이다라고 적혀있으며세 번째 문에는 오직 중요한 것은 영원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고 한다.

인생은 나그네 길과 같아서 괴로움이나 즐거움이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만다성경(벧전2:11)에서는 인생을 거류민(居留民)’과 나그네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인생이 나그네와 같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얼마동안 나그네와 같이 살다가 떠나간다는 말이요인생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는 뜻일 것이다

창세기(47:9)에 보면 야곱이 애굽왕 바로에게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130년이니이다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라고 말하면서 야곱은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130년의 세월을 나그네 길에 비유한 장면이 나온다

달포 전의 일이다어느 날 새벽에 눈을 뜨면서 전화기를 열었더니 카톡으로 부고(訃告)’ 한 장이 날아와 있었다. M대학에서 20년간 함께 일했던 친구요나하고 같은 무렵정년으로 퇴임한 최 모 교수가 별세했다는 소식이었다최 교수가 와병 중이라는 말은 간접으로 전해 들었으나 이렇게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간데 놀랐고 더욱이 그가 나하고 동갑내기여서 그의 소천이 내 마음에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부고장에는 상가(喪家)의 예의적인 표현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문상은 사절하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람이라는 문구가 달려있었으나 친구 사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라 여기고 집사람과 함께 대전을지병원 장례식장에 문상을 다녀왔다문상객을 위한 홀은 특호실로 약 200명의 조문객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이었으나 두어 테이블에 각각 5~6명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문상을 마치고 나서 그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는 피차간에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홀에는 들어가지 않고 바로 귀가 길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예전에는 좀처럼 하지 않던 말을 한다. “부인의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네요최 교수가 당신과 한동갑이어서 그런가 봐요.” 그 말을 들으니 어쩐지 내 마음이 숙연해지는 기분이었다요즈음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80이 넘으면 세상을 떠난다 해도 그리 서운할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친구의 소천 소식을 접하고 나서향후로는 육신의 문제보다는 영혼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되겠구나!하고 다짐해 보았다.

우연치 않게 며칠 후교회에서 전화가 왔는데 주일 오후예배에 간증순서를 맡아달라는 부탁이었다나는 지난 오랜 세월어떤 이유로 인해서 간증을 줄곧 사양해 왔는데 이번에는 쉽게 대답을 하고서 성경 이곳저곳을 뒤적이다가《고후4:18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요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니눈에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를 본문으로, “본향을 사모하는 삶을 제목으로 정하고 부교역자와의 전화통화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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