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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실패한 왕 사울
[[제1592호]  2018년 4월  28일]

이스라엘 역사에서 왕이 없던 사사시대를 마감하고 왕이 통치하는 왕정으로 전환하게 계기는 블레셋 족들로 야기된 위기상황 때문이었다. 블레셋들은 원래 지중해를 무대로 활동하며 살아가던 해양족들이었다. 그러던 그들의 일단이 이스라엘 해안 지역으로 몰려와 정착하면서부터 이스라엘과 갈등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 사이에 많은 충돌이 있었던 , 아벡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참패를 당하고 법궤까지 빼앗기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스라엘의 존립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그들은 군사적 지도자로서 왕을 요구하게 되었고, 선출된 인물이 벤야민 지파 출신의 사울이었다. 그는 신장이 다른 사람 어깨만큼이나 커서 전투에 앞장서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물이었다. (삼상 10:23) 그러나 그는 블레셋의 공격을 끝내 막아내지 못하고 길보아산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그가 왕이 것은 블레셋의 위기 때문이었고, 그가 받은 시대적 사명은 블레셋을 물리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블레셋에게 패하고 전사해 죽음으로 실패한 왕이 되었다. 군사적으로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지도자로서도 실패한 인물이었다. 그의 휘하에 있던 유능한 인물, 다윗을 활용했더라면 블레셋의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윗을 활용하기는커녕 그를 죽이지 못해 온갖 정력을 소진했던 어리석은 왕이었다.

그것보다도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이 되기에는 결격사유가 있었다. 그는 이스라엘의 정체성(identity)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야웨) 하나님만을 믿고 예배하는신앙공동체, 예배공동체였다. 그들의 신앙과 예배의 중심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임재하심 상징하는 법궤였다. 이스라엘 주변 이방족속들은 그들이 섬기는 수많은 신들의 신상(神像)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어떤 신상도 만드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대신 하나님이 임재하신다는 것을 보여주는가시적 상징물 만들 있게 허락하셨다. 그것이 법궤(Ark)였다. 그래서 사사시대에는 법궤가 있는 곳이 중앙성소가 되었고 예배장소가 되었다. 따라서 법궤는 신앙과 예배 공동체로서의 이스라엘을 하나로 통합하는 구심점이었다. 아벡 전투에서 블레셋에게 법궤를 빼앗겼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충격이 얼마나 컸을 것인가는 쉽게 이해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위기를 극복할 군사적 지도자를 요구했고, 결국 사울이 왕이 것이었다. 사울이 왕이 , 그는 얼마든지 블레셋에게 빼앗겼던 법궤를 되찾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번도 법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법궤가 갖는 신앙적 의미와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블레셋 족속들이 전리품으로 빼앗아 법궤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이 법궤를 가져가는 곳마다 이상한 이변이 일어나고, 사람들에게는독종(毒腫) 퍼져 많은 이들이 죽게 되었다. 그들은 이곳저곳으로 법궤를 옮겼으나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런 변고가 계속되자 그들은 일곱 만에 법궤를 이스라엘 진영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그들은 법궤를 수레에 실어 이스라엘 쪽에 있는 도성 벳세메스로 보냈다. 사울 왕은 달려가서 법궤를 모셔 와야 했었다. 그러나 그는 그가 전사해 죽기까지 법궤를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박준서 목사

<연세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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