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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북한 주민들은 왜 반항하지 못하나?
[[제1449호]  2015년 3월  7일]


한국에 와서 살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북한 주민들은 그렇게 굶주리면서도 왜 데모도 못하느냐?”였다. 그것은 북한에 대해서 전혀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이다. 북한 주민들이 오늘날처럼 처참하게 죽어가면서도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불평조차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게 된 것은 북한의 지독한 감시체제와 끔찍한 집단처벌제도 때문이다. 1996년 강릉잠수함사건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강릉잠수함 사건 때 생포되어 전향한 이광수씨 가족 이야기를 북한에서 전해들은 적이 있다.

이광수 씨가 속한 부대가 주둔했던 지역은 함경남도 퇴조군(현재의 락원군)이었는데 이광수의 체포로 부대는 해산되었고 이광수씨의 부인과 6살 난 딸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정치범수용소(집단관리소)로 끌려갔고 이광수 씨가 다녔다고 하는 금천중학교 교장선생님은 배신자를 배출했다고 하여 출당되고, 직위해제되어 농장원으로 추락하였다고 한다. 물론 이광수 씨의 형제나 부모, 사돈의 팔촌들 모두 정치범수용소나 혁명화구역으로 끌려갔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은 탈북이 다반사가 되어 탈북자가 나와도 주변 사람들을 처벌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1990년대까지는 인민반이나 직장 내에 탈북자가 나오면 직장 간부들이 직위해제되고 인민반원들이 심한 집단처벌을 당하기 때문에 주변의 감시와 고발을 피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필자의 경우도 탈북할 때 옆집과 주변 사람들을 따돌리기 위해 집을 동시에 팔고 옆집에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거나 여행 다녀온다는 거짓소문을 퍼뜨리고 우리들이 도망간다는 것이 들통 나지 않게 하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썼다. 그리고 필자의 외삼촌과 가족은 우리 가족이 탈북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18호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72세의 고령으로 겨울에 집도 없이 헤매다가 길거리에서 동사하셨다.

그만큼 북한의 연좌제는 끔찍한 것이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우리 가족의 탈북으로 필자가 살았던 지역의 보위부 지도원과 동생네 회사 초급당 비서는 광산 노동자로 쫓겨나게 되었고 우리 가족이 살았던 인민반 내 사람들은 몇 달 동안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고 강연을 들으며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최근에도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과 장성택의 숙청으로 인한 연좌제 처벌이 북한 주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고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의 북한 주민은 예전과 같은 배급제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장사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집단처벌제도의 효력이 많이 약화되었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북한 정권에 대한 식량을 비롯한 대북지원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남한에서 던져주는 어쭙잖은 대북지원 물자들이 북한 주민들을 가혹하게 통제하고 억압하는 억압의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애란 박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탈북여성 박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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