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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장마당에서의 사형식③
[[제1462호]  2015년 6월  13일]


드디어 공개 재판이 시작되었다. 그는 무산군 독산리에 살고있는 독산 농장 농장원 최복남이었고, 당년 나이 33살이었다. 그의 죄는 식량난으로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농장 소 한 마리를 도살하였다. 소고기로 약간의 배고픔을 달래고 난 뒤 그는 고기를 팔아 그돈으로 강냉이 가루라도 사서 생계를 유지할 생각으로 소고기를 땅에 파묻고 소고기를 팔 궁리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겨울이어서 소고기를 보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소고기는 통제품이어서 팔기가 그리 쉽지가 않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궁리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농장 회의실에서 군중강연회가 있다고 회람장이 왔다. 강연회 내용은 대략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은 우리나라 사회주의를 말살하기 위하여 더욱더 악랄하게 책동하면서 최근 경제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기름사정으로 우리나라 농촌에서 트랙터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축력을 많이 이용하는 것을 알고 소를 없애버려 농업생산을 파괴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국경지역을 통하여 들어오는 중국인 장사꾼들을 거쳐 철길 레일 지지 못도 사오게 하고 소꼬리와 소 눈깔도 비싼 값을 주고 사오게 하고 있다. 그런데 돈에 눈이 어두운 일부 사람들이 이러한 적들의 속생각을 알지 못하고 많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최복남은 눈이 번쩍 뜨이었다.

바로 이거다. 소고기는 다 먹고 소꼬리와 소 눈깔은 팔아서 돈을 벌어야지.”

가슴이 끓었다. 그리고는 다음날부터 소꼬리와 소 눈깔을 가지고 전국을 일주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것을 사겠다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고 결국은 어느 한 열차에서 철도 안전원에게 단속이 되어 7개월 동안 차디찬 감방에서 예심을 받고 반주검이 된 채 교수대 형틀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재판이 시작되자 미리 준비된 남녀 청년 3명이 달려 나와 최복남을 단죄하는 성토문을 읽었고 주석단 아래에 둘러선 군중들과 강제로 끌려나와 차가운 땅바닥에 끓어 앉은 죄수들은 남녀 청년들을 따라 구호를 따라 외쳤다. 그러고 나서 안전원이 나와 판결을 내렸는데 그 내용은 최복남이 민족 반역자이고 조국 반역자이며 반혁명분자이기 때문에 인민의 이름으로 교수형에 처한다는 것이었다.

밧줄이 내리워지고 그의 목에 올가미가 걸리었다. 최복남을 올려 세웠던 나무로 만든 테이블이 치워지자 최복남은 별로 버드럭 거리지도 못하고 1분도 안 되서 그는 숨이 졌다. 목숨이 끊어진 것이 분명하였지만 최복남의 시체 앞에 줄을 지어 서있던 안전원 사격수들은 구령에 따라 최복남을 향하여 또 총을 쏘았다. 장마당에 장사를 하거나 물건을 사러 왔다가 봉변을 당한 사람들은 너무도 끔찍한 장면에 차마 눈조차 뜨기가 어려웠고 전신에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며 눈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이애란 박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탈북여성 박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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