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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시대의 고난에서 예수의 고난으로
[[제1659호]  2019년 10월  5일]

1. 강동체험그 후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내가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진리는 어떤 것인가먼저겪는 것이다다음으로겪은 그 일을 품고 생각하는 것이다마지막으로 그 생각의 결과가 즉 겪은 일을 붙들고 내내 고투하고 고통했던 흔적이 이마에 배기도록 표식으로 남는 것이다.”

이용도는 요양 차 갔던 강동에서 이심전심 통하는 시대의 고난을 만났다그것은 무엇인지는 어렴풋했다그러나 신학교3학년 여름방학한 시골교회에서 겪은 그 일은 그냥 스쳐 지나지 않고 그의 마음과 삶에 계속해서 머물고 있었다폐병3기의 선고를 받고 죽어가던 그는 이제 자진해서 강동 근처 여러 시골교회들을 찾아다니며 부흥회를 인도하다가 신학교로 돌아왔다다들 그의 변화된 모습에 놀라워했다.

그러고 나서 일 년 반 정도 시간이 흘렀다신학교4학년 졸업반이 된 이용도는 성극십자가를 지는 이들이라는 졸업반 연극을 올리게 되었다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하고 주연까지 했다그리고 공연 날수많은 십자가를 지겠다는 군상들이 지나간 후에 예수 역을 맡은 이용도가 십자가를 지고 나타났다십자가를 지고 비틀거리는 이용도그의 모습을 보는 그곳 발표장의 관중들은 다 통곡하고 있었다강동체험에서 겪었던 그 일이 이제 뚜렷하게 재현되고 있었다.

 

2. 이용도예수 고난을 붙들다

 

성극십자가를 지는 이들은 이렇게 그가 강동체험에서 겪은 일을 십수 개월 동안 품고 생각하면서 고투를 벌인 결과로서 드러난 표식이었다그것은 강동체험에서 만난 시대적 고난의 언어화였다그것은 또한 시대적 고난의 신앙적 승화였다고난의 시대 온 겨레가 붙들고 가야할 고난 받으신 예수를 그 자신도 발견하게 되고또 그 시대 고난당하는 겨레에게 제시할 수 있었다.

이것이 이용도의 한국교회사적 공헌이 되고 있었다고난을 겪고 있었던 우리 겨레는 그 고난의 현실에서 예수의 고난을 만나고 묵상하는 길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편고난의 시대에 대한 그의 응답은 내면의 신앙으로서의 신비주의였다지난 호에 쓴 것처럼 이용도는 예수에게 삼키어 사는 사랑시대를 갈망했다그 사랑은 믿음의 실천이 아니었다즉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랑외적으로 표현되는 사랑이 아니었다고난 받으시는 예수와 한 몸이 되는 것그것으로 족한 내면의 신앙이었다이용도가고난 받으시는 예수’ 신비주의자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류금주 목사

<(총회인준)서울장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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