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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호]  2020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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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잊지 못하는 사람, 이란에서 온 호잣트 <1>
[[제1677호]  2020년 2월  22일]

얼마 전 터키 이스탄불에서 페르시아 난민사역을 하는 호잣트가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그는200412월 우리나라 최초의 종교난민이 되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란계 한국인이다. 250만 명에 육박하는 다문화 이주민들에 대한 뉴스가 지금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종교난민 지위를 얻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때였다그러나 그는 불가능의 한계를 뛰어넘어 난민이 되었고 한국 국적까지 얻어낸 사람이다무슬림 불법체류 이주노동자가 한국인이 되기까지 그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뿐만 아니라 그는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어 지금 터키에서 페르시아 난민을 돕는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으니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경험과 변화의 삶을 살아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강변역 인근 지하실에서 나그네를 섬기는 사역을 하고 있을 때였다아마도1998년쯤이었을 것이다허름한 지하실에 찾아온 잘생기고 온화한 모습의 무슬림 청년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물론 자신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니 기독교를 강요하지 말라고 했다그러나 그는 한국어만을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진지하게 기독교에 관심을 보이며 페르시아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그러던 어느 날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였다매주 토요일 몇몇 이란 친구들과 페르시아 성경을 읽고 있는데 자신의 집에 한번 방문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토요일 저녁 나는 침침한 눈의 불편함을 무릅쓰고 그의 집을 찾았다. 5호선 군자역 인근의 옥탑방이었다가파른 계단을 한참이나 올라가 옥탑방이 가까워지니 페르시아 찬송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페르시아 찬송의 곡조는 구슬픈 듯하면서도 깊은 영적 소망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몇 명의 이란 친구들이 모여 찬송을 부르고 페르시아 성경을 읽는 모습은 한마디로 감동이었다무슬림과 기독교는 언제나 적대적이라고 배웠던 내 선입관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호잣트내가 저녁을 살 테니 무엇을 먹고 싶은지 말해 봐요.”

목사님삼겹살 사주세요.” 

무슬림이 결코 먹어서는 안 될 돼지고기를 사달라는 호잣트의 말 속에서 나는 그의 영혼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눈치 챘다곧 그의 삶에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겠다는 예감이 들었고 예감은 적중했다

호잣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례를 받았고우리 공동체 모임 중 이란팀의 리더로 우뚝 서게 되었다어느새 수십 명의 이란인들이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한 것이다우리는 매년12월이면 우리 안에 속한 모든 이주민들이 모여 나섬축제 행사를 연다그 자리에서 호잣트는 무대에 올라가 자신은 기독교인이 되었으며 더 이상 무슬림이 아니라고1000여 명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변화와 결단을 고백했다그의 공개적인 고백에 그 자리에 참석한 이란인들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유해근 목사

<()나섬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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