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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호]  2020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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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잊지 못하는 사람, 이란에서 온 호잣트 <2>
[[제1678호]  2020년 2월  29일]

2001911일에 미국의 세계무역센터가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았다전 세계가 경악했고 모두가 두려움에 떨었다그즈음 미국에서는 백색가루의 독극물이 든 봉투들이 여기저기 소포로 보내지는 등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우리 공동체 앞에는 어느 날부터인가 이란 대사관의 승용차가 길을 막고 교회로 들어가는 이란인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교회로 들어가는 이란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고 우리 공동체를 주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경찰로부터도 연락이 왔다매일 무료급식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우리 공동체에는 무슬림들이 많으니 조심하라고 하였다호잣트를 비롯하여 많은 무슬림들이 출입하는 우리 공동체는 요주의 장소가 되었고 많은 이들이 나를 걱정하였다그러나 나는 두려워하거나 경계하지 않았다우리가 뿌린 씨앗은 결코 분노나 저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오직 사랑을 나눈 공동체에 누가 테러를 할 수 있겠는가우리는 사랑과 용서의 씨를 뿌렸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열매만을 거둘 것이라 믿었다. 2004년 호잣트는 우리나라 최초의 종교난민 지위를 얻었다그날을 나는 잊지 못한다. 1224일이다우리나라는 난민 지위를 잘 주지 않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다현재 유럽의 경우는 약38%의 난민 지위를 주는 것에 비해 우리는 약4% 정도에 불과하다.

호잣트가 종교난민 지위를 얻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살던 무슬림이 기독교로 개종해 종교난민 지위를 달라고 하니 우리나라 법무부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더구나 우리는 기독교국가가 아니지 않은가우리나라에서 종교난민 지위를 얻는 것은 당시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런 호잣트가 종교난민 지위를 얻었다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 후로 종교난민 지위를 얻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니 호잣트는 길을 만든 사람이다그는 난민 지위를 얻자 곧바로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제주도에 예멘 난민 오백여 명이 들어와 사회적으로 큰 논쟁거리가 된 적이 있다나 역시 이 일로 두 번이나 제주도를 방문하여 예멘 난민들을 만나고 그들을 어떻게 처우하여야 하는지 많은 이들과 대화하고 논의한 적이 있다당시 한국교회는 무슬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큰일난다고 난리법석이었다결국 난민 지위를 얻은 사람은 몇 명에 불과했고 일시 거주 승낙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이 되었다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호잣트가 난민 지위를 얻고 신학공부를 하여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과연 무슬림 난민들에 대하여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이주민 나그네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귀하게 영접하는 문화가 우리에게 있는가우리만 사는 세상이 아님에도 우리는 너무 이기적이다


유해근 목사

<()나섬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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