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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끝, 동대문에서 만난 나그네들 품는 뉴라이프미션
[[제1595호]  2018년 5월  19일]

한국에서 선교할 수 있으니 보람 있고 기쁩니다

땅 끝, 동대문에서 만난 나그네들 품는 뉴라이프미션

 

우리는 보통 외국에 나가서 복음을 전해야 선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시대다. ‘뉴라이프미션 동대문비전센터’(동대문비전센터)가 서울 광희동에 자리를 잡은 이유다. 이곳엔 몽골타운’, ‘중앙아시아거리라 불리는 골목이 있다. 골목에 들어서면 한순간 공간이동이라도 한 기분이다. 생소한 키릴 문자들로 채워진 간판들이 내걸려 있고, 식당 메뉴도 낯설다. 여기가 서울 한복판이 맞는가 싶은 이곳은 벌써 1990년대부터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몽골 등 중앙아시아 각국 사람들이 모여 스스로 삶의 터전을 이룬 곳이다.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 5분쯤 걷다 한 오래된 건물의 좁다란 계단을 오르면 3층에 동대문비전센터가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넓지도 않은 공간 곳곳에서 일대일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바로 위층엔 미용실이 있는데, 동대문비전센터에서 운영하는 곳이란다. 한국어교육뿐 아니라 의료지원과 상담 등도 진행하는데 그밖에 이곳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방법을 고민하던 중 미용기술을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여겨, 원래는 강의실로 사용하던 곳에 거울과 의자 등 시설을 들여놓고 미용실로 바꿨다. 마침 뉴라이프미션 비전스쿨 수료회원 중 미용업에 종사했던 회원 부부가 있어 미용교육을 맡아주기로 했다. 그러던 것이 이곳에 살고 있는 다문화인들이 저렴하고 가까운 이곳을 이용하게 되면서 미용실이 되었다. 아직은 미용실 리모델링을 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메꾸어야 하지만, 나중에 이 미용실을 통해 수익금이 생긴다면 선교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쪽에선 미용교육도 진행 중이었다. 선교사로 외국에 나가기 위해 미용·이발 기술을 배우는 사람들이었는데, 무척 열심이었다. 얼마 전 KBS ‘다큐3이라는 프로그램에 이 미용실이 소개되기도 했다.

하나님이 하나하나 확장해 나가시는 거 같아요. 굳이 알리려 하지 않았는데도 동대문비전센터를 사람들이 알고 찾아오고 그러는 것이 참 놀라워요.”

뉴라이프미션과 뉴라이프비전스쿨 일을 맡고 있는 이정희 목사(나섬교회 부목사)의 말이다.

뉴라이프미션은 나섬공동체(대표 유해근 목사)가 실시하고 있는 많은 사업들 중 하나로, 은퇴한 시니어들에게 제2의 인생으로 선교적 삶을 제안한다. 현직에서 누구보다 오랫동안 열심히 일하며 갈고닦아온 중장년층의 능력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다시 발휘해 보자는 것이다. 유해근 목사는 동대문이 땅 끝이라며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명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바로 대한민국 서울 동대문에서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뉴라이프 비전스쿨 10주 과정을 통해 선교사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갖추고 국내외 단기선교 실습과정 등을 수료하고 나면 동대문비전센터에서 다문화 이주민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 2012년 시작된 이래 지난 510일 수료한 14기까지 뉴라이프 비전스쿨을 거쳐 간 회원은 약 300여 명. 평균 연령 70대로 전직 교사, CEO,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한 인생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선교사들이다.

다문화 이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무래도 언어다.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동대문비전센터에서 주력하는 프로그램은 당연히 한국어교육. 신기하게도 교수, 교사 출신 시니어들이 뉴라이프미션 회원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의료지원인데, 근처 장충단성결교회 의료선교회와 함께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다문화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활동을 펼친다. 그 자리에서 직접 진료하거나 병원으로 연결시켜준다.

동대문비전센터에서는 주일마다 예배도 드린다. 오후 3시에 시작되는 예배에는 다문화 이주민들뿐 아니라 회원들도 함께 모여 뉴라이프미션과 그밖에 선교사역들을 위해 기도한다. 영락교회 집사인 한 회원은 본교회에서 오전에 예배드리고 오후에 동대문비전센터에 와서 예배드린 후, 다시 저녁에 본교회에 가서 또 예배를 드린단다.

모든 일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데, 다들 기뻐하시며 일하세요.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교육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집에 초청해 저녁을 대접하기도 하시고 서울 시내투어를 시켜주시기도 하시고. 이런 건 스스로 즐겁고 기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이정희 목사는 이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회원 중 보성여고 교장 출신인 송대량 안수집사(영락교회)는 가르치던 러시아인의 딸이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교복 값이 너무 비싸 고민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그 딸이 들어가게 될 중학교가 보성여중이었다. 송 안수집사는 학교에 연락해 졸업생들이 입다가 기부한 교복이 있다면 제공해줄 것을 부탁했고, 사정을 들은 학교는 새 교복을 마련해 주었다.

그 딸아이 엄마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요. 동대문비전센터와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왔지요. 또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된 것도 감사하다고. 만약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돈을 받고 이런 일을 한다면 이런 기쁨은 누리지 못했을 거예요. 사랑으로 섬기니 많은 외국인들이 진심으로 고마워하지요. 그들이 물어요. 여기는 돈도 안 받고 왜 이리 잘해주느냐고. 그러면 그때 얘기하지요. 우리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라고. 나그네인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주어진 일들을 잘 감당하도록 돕고 싶다고.”

경원중학교 교장이었던 은퇴교사 권병렬 안수집사(창동염광교회)도 보성여고 교사 출신으로 교복사건에 일조한 장본인이다. 권 집사는 아내와 함께 뉴라이프미션 회원으로 활동한다. 권 집사는 이주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뿐 아니라 예수님도 전하고 그를 위해 기도도 한다. 굳이 멀리 있는 선교지까지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얼마든지 선교할 수 있어 보람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공부하고 있던 네팔인 사가르는 목사로 온 가족이 동대문비전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웠단다. 권병렬 안수집사는 사가르 목사의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입학식에 직접 참석해 담임교사에게 아이를 특별히 부탁하는 등 살뜰히 챙겼다.

또 한 회원은 외국인에게 우리 한국인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어떤 면에서 민간외교를 한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 아주 보람 있고 기쁘다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팀장을 맡고 있는 유원열 목사는 백석대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한 뒤 뉴라이프미션 회원이 됐다. 유 목사는 평생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을 해왔지만 이곳에서 이주민들에게 가르치는 경험은 굉장히 색다르다며 동대문비전센터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교육기관이라고 말한다.

지난 삼사십년 평생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지만 이곳에서 2년은 지난날과 비교할 수 없는 아주 새롭고 특별한 경험입니다. 무척 다양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데다, 이주민 나그네에게 말을 가르친다는 건 어쩜 그들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을 주는 것이거든요. 그들(이주민)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제게 이 모든 경험들은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합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요. 하하.”

/한지은 기자


지난 51014기 뉴라이프 비전스쿨 수료식 후. 수료 후 회원들은 동대문비전센터에서 다문화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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