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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우화 - R.F.에머슨 (이창배 역)
[[제1171호]  2009년 2월  28일]
 

인간세상 윤리와 법칙성 따위의 교훈

산과 다람쥐가 시비를 벌였다

“이 눈곱만한 건방진 놈아” 산이 부르자,

다람쥐 녀석이 지지 않고 대꾸한다.


“넌 틀림없이 크긴 커

하지만 삼라만상과 춘하추동이

한데 합쳐져야

1년이 되고

세계가 되느니라

그러니 내가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하나도 부끄럽지가 않아.

내가 너만큼 크진 못하다만,

너는 나만치 작지도 못하고,

내 반만큼도 약지는 못하지.

네가 아름다운 다람쥐 길을 만드는 걸

나는 부인하지 않겠어.

재주는 제각기 다른 것, 모든 건 제자리에 잘 놓여있어.

내가 숲을 짊어질 순 없지만,

너는 개암을 까지도 못하잖아.”


R.W.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은 미국 태생의 목사. 목회생활 중에 ‘형식적 종교의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한 후 영국여행에서 많은 문인등과 교우했다. 칸트의 ‘초절주의’ 에 영향을 받고 ‘도덕적 이상주의자’ 라는 평을 받았다. 평생 쓴 일기집 ‘Journals’는 그의 사상적 저술로 인정 받는다. 이 ‘우화’는 제목 그대로 신과 다람쥐의 대화를 통해 자연섭리의 비의(秘儀)를 각기 주관적 입장에서 밝힘으로써 인간세상의 윤리성과 그 법칙성 따위를 교훈하고 있다.

 

박이도 교수<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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