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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병후(病後) - 한성기
[[제1215호]  2010년 1월  30일]

 

생명현상에 대한 관조


앓는 몸이 차츰차츰 회복(回復)해 가는 것처럼 신기(神奇)한 일은 없다.

  

내 오래 의식(意識)하여 본 일 없는 그 인체(人體)의 균형(均衡)과

안정(安定)의 자리로 내 몸이 지금 서서(徐徐)히 잡혀가는 가을.


눈물겨울 듯…


山이며 들이며 먼 마을들이 그 본래의 시력(視力)과 명암(明暗)의 자리로 훤히 다가오며 밝아가는 이 조용한 일정(日程).


생명의 소중함과 활성(活性)하는 생명현상을 조용히 관조하고 있는 작품이다. 병중의 심신을 조신(操身)하고 또 조심스레 다스려 나간 명상의 시가 되었다. 건전한 마음에 건전한 육신의 일상성, 그 희망을 보여 준다. 자신의 투병생활을 긍정하고 그 회복해가는 과정을 조용히 응시한다. 

 

이번 호부터 소개하는 한성기 등 몇 분의 시들은 환도전후에 등장한 시인들의 작품이다. 참혹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시인들의 작풍은 아직 체험한 전쟁의 비극성을 담아내지 못한 시기이다. 당시 문예지를 통해 순수시를 지향하는 내면의식이 탐미적 경향을 띤 것들이 많았던 시기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한성기(韓性祺, 1923~1984) : 대전사범학교에서 교편생활. ‘현대문학’ 등단 시집 ‘낙향이후’(1969) 등이 있다.

 

박이도 장로<전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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