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신문
뉴스오피니언교양피플미션말씀특별기고 | 지난연재물
[제1660호]  2019년 10월  12일
기사검색
전장연 총회 교단 교계 동정 연합기관행사일정 특별기획 포토에세이
기독교용어해설
성경어휘심층해설
성경난해구절해설
한국교회선교비화
선교기행
신앙소설
북한통신
성경동화
수필릴레이
그날까지
철학이야기
한국역사 그 뒷이야기
5분사색
장로열전
교회와 복지
역사의뒤안길
대인물열전
Home > 지난 연재물 > 신앙소설
77. 자살방조죄 <20>
[[제1218호]  2010년 2월  27일]

 

자살을 결행하겠다는 변재만은

그러나 대동그룹에 대해서 지독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김재순의 경영합리화니 뭐니 하는 구차한 변명을 듣자 변재만은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무슨 개나발 같은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자회사의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서 모 기업인 대동건설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고? 그래 너는 그 건의를 받고 어떤 반응을 보인 거냐?”

“어느 정도는 그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고충같은 소리 지껄이고 있네. 넌 그 새끼들이 대동을 배반한 반동분자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바로 너의 목구멍을 겨냥해서 비수를 꽂으려 하는 놈들이다.”

“그 자들이 그렇게 흉측한 자들이란 것은 미처 알지를 못했습니다.”

 

“재순아! 너는 반동분자놈들과 진심으로 경영합리화를 건의하는 사람을 구별도 못하는 멍청한 놈이냐? 그래 너나 나나 정식 학력이라고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이다. 언제 우리가 경영관리를 따지고 경제논리를 따져서 대동을 운영한 적이 있었느냐? 미국이나 일본에서 경영학 박사학위 받은 놈, 석사학위 받은 놈들이 사장이다 회장이다 하는 우리 경쟁회사와 당당히 겨루어 우리가 승리하고 그들을 물리치고 이만큼 대동을 키운 것은 바로 이 변재만하고 너의 콧구멍으로 그들을 상대해서 이긴 것이다. 니 코와 내 코로 냄새 맡고 승리의 관건을 찾아내어 이긴 거란 말이야. 그런데 지금 와서 계열사 사장들이 경영의 합리화를 따진다 해서 그 고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했냐? 에라 이 새끼야, 내가 너를 잘 못 봐도 한참 잘 못 본 것 같다.”

 

“회장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재순아, 너나 나나 모두가 무식한 놈들이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경영학이나 경제학 지식으로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한 것이 아니다. 순전히 우리의 육감과 코로 돈이 어디에 있는지 냄새 맡고 찾아다니면서 우리의 배짱으로 사업한 거다. 계열사를 설립해서 흥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기로에 처했을 때 우리는 그 결정을 배짱과 육감으로 판단해서 투자했다. 그리고 과감히 운영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래, 이만큼 자회사를 키워놓고 성공시켜놨더니 이제 와서 배신을 때리겠다고? 좋다! 그렇다면 나도 생각이 있다. 계열사 모조리 폐업신고하고 회사를 없애는 거다. 그래봤자 내가 손해볼 것은 없다.”

 

변재만은 조규식을 향해서 당장 계열사를 해체시키라고 지시한다. 김재순은 변재만의 불같은 성격을 잘 안다. 한 번 한다면 어떠한 무모한 짓도 서슴없이 감행하는 그의 성격을 말이다. 김재순은 계열사를 해체했을 시 결코 그도 무사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김재순이 이런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변재만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용서를 구하고 변재만이 내리는 명령을 복종하는 길밖에는 없다.

 

“회장님, 제가 잠시 머리가 어떻게 돌았던 것 같습니다. 그들과 일시적으로나마 동조한 것을 용서하십시오.”

“김재순, 너 잘 들어라. 조규식을 사장으로 앉힌 것에 대해서 니가 아직도 불만이 있는 모양인데 너 지금 나의 진심을 모르고 있다. 내가 조규식을 나의 후계자로 임명한 것은 순전히 너를 위해서 그렇게 조처한 것이다. 조규식만이 진정으로 너를 지켜주고 너에 대한 신의를 지켜 줄 사람이다. 니가 조규식을 전심전력 도와주고 협조해도 지금의 어려운 회사의 사정을 헤쳐 나갈까 말까 하는 판국에 계열사 사장놈들과 한 패가 되어 야합하고 회사를 배신하는 흑심을 품어?”

“회장님, 잘못했습니다.”

“나는 이번 계열사 새끼들이 반기를 든 사태를 수습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여기 있는 조규식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도록 하겠다. 그러니 김재순 너는 조규식의 처분에 무조건 따르기만 해!”

 

조규식에게 이번 사태의 수습을 전적으로 위임하겠다? 그리고 조규식의 처분에 따르라고? 김재순은 도대체 변재만의 최종결정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몹시도 당황스럽다. 혹시 조규식이 계열사의 반기에 앙심을 품고 자신을 최종 결재권자로부터 제외시키고 머지않아서 회사에서 축출시키는 것 아니겠느냐 하는 처분으로도 해석이 됐다.

 

조규식의 처분에 무조건 따르라는 변재만의 말은 조규식이 너의 상급자로서 너의 장래를 좌지우지하는 권한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변재만이 살아 있고 변재만이 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주식을 과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이 판국에 변재만에게 반기를 든다는 것은 바위를 향해 계란을 던진 것과 마찬가지의 행동이다. 근 40년 넘게 김재순과 변재만은 대동을 위해 동고동락한 동지적 유대관계를 맺은 사이다. 김재순은 변재만을 위해서 충성을 다해 왔고 이제 그의 나이도 70이 됐다.

 

그러나 변재만은 회사를 해치는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추호도 용서를 하지 않는 단호한 태도였다. 그가 가장 아끼는 김재순에게까지도 이렇게 혹독하게 야단을 치는 변재만을 보고 조규식은 그를 다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이러한 변재만을 보고 감히 위암 말기 환자요 시한부 인생으로서 오늘 밤이면 자살을 결행하겠다는 사람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조규식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아직도 대동에 대한 정열과 미련이 그렇게도 강력하게 남아있는 변재만의 태도였다.

 

시간이 경과하자 어느덧 분노로 가득 찼던 변재만의 얼굴 표정도 다소 누그러져 보였다. 40년 세월의 동지요 친구인 김재순을 향해서 방금 전까지 혹독하게 야단친 점을 위로라도 하듯 변재만은 다시 조용한 어조로 “김 부회장, 내 말을 너무 고깝게 듣지를 마시오. 이 모든 취지가 당신과 대동의 앞날을 걱정하고 현명하게 업무를 처리하고자 하는 의미였으나 당신에게 조금은 심한 말을 한 것 같소”라고 달랜다.

 

장석윤 장로<소설가>

[ 저작권자 ⓒ 장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문의
이번호 많이 본기사
기드온의 ‘금 에봇’
타락한 천사, 사탄, 루..
[장로] 평생을 교회·..
147. 철종의 가계도 ..
<94-총회총대5>
332. ‘기도합니다’와..
59. 초락도 금식 기도..
“사나 죽으나, 선하게 ..
<94-총회총대4>
331. ‘고범죄’에 ..
만평,만화
어느덧 가을, 열매맺는 계절되길.....
아름다운 우리 말, 우리 겨레
104회 총회 감사!
공지사항
[정기휴간]5월 10일자
[9월 28일자] 추석연휴 휴간..
회사소개구독신청 지사 Contact Us Site Map

한국장로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 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승담 | Copyright (c) JANGR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