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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내 勞動으로 - 신 동 문
[[제1229호]  2010년 5월  15일]

 

시적 자유의지의 표출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決心을 한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하듯이

바친 靑春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失手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은

다 무엇인가.(중략)

제 맛도 모르면서

밤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未練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決心했던 것이 언제인데.

 

인생파적인 푸념으로 들린다. 독자의 의지로 읽기 시작했으나 곧 생의 허무와 질곡을 마치 술주정을 부리듯 술술 뱉어내는 무의식적인 푸념으로 들려온다. “다 무엇인가?”형의 자문(自問)하는 어조(語調)가 상승하며 우울한 흥을 돋운다. 시가 꼭 교과서적인 틀에 얽매일 수만은 없다는 시적 자유의지가 한 시대의 세태를 보여준다.

앞에서 소개했던 소위 순수시파라는 시인들의 시적 전개 틀을 깨어버린 작품이다. 독자의 입장에선 신선한 판소리(?)가락쯤으로 받아들이는 노래가 되기도 했다.

 

※신동문(辛東門 1928~ ?) 청주태생. 서울대 문리대 중퇴. 조선일보에 ‘風船과 제 삼 포복’(1956년)으로 등단.

 

박이도 교수<전 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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