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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담담하고 소박한 시적 환상 - 임인수
[[제1243호]  2010년 9월  4일]
■ 소경(小景)

보이지 않는 바람 속에

나의 귀는

낙엽을 듣다


수척한 저 나뭇가지는

무엇을 이야기하느뇨


다만 격한 이 세월에는

울음도 없이


과일처럼 익은 보름달 아래

수액이 담는 화려한 모습


이제 낙엽은 안도하다

스스로 다사로운 손길이어서.

 

제목‘소경’을 풀이하면, 작은 경치다. 지는 낙엽을 보며 담담한 생각에 잠긴다. 일상적(日常的)이고 사소한 나무의 잎이 지는 모습에서 “과일처럼 익은 보름달 아래/수액이 담는 화려한 모습”을 상상해 낸 것이 좋다. 조용한 시선, 소박한 상상력이 아름답다.

 

※임인수(林仁洙, 1919~1967) 조선신학교 졸업(1944). ‘아이생활’(1940)동시로 등단. 저서로 동화·동시집 ‘어디만큼 왔냐’(1948), 시집 ‘땅에 쓴 글씨’(1955), 동화집 ‘눈이 큰 아이’(196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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