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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아폴로의 호탕한 눈동자 같아 - 김광섭
[[제1246호]  2010년 10월  2일]

■ 해바라기   

 

바람결보다 더 부드러운 은빛 날리는

가을 하늘 현란한 광채가 흘러

양양한 대기에 바다의 무늬가 인다

한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천지의 감동 속에

찬연히 피어난 백일(白日)의 환상을 따라

달 음치는 하루의 분방한 정념(情念)에 헌신(獻身)된 모습

생(生)의 근원을 향한 아폴로의 호탕한 눈동자같이

황색 꽃잎 금빛 가루로 겹겹이 단장한

아 의욕의 씨 원광(圓光)에 묻히듯 향기에 익어가니

한줄기로 지향한 높다란 꼭대기의 환희(歡喜)에서

순간마다 이룩하는 태양의 축복을 받은 자

늠름한 잎사귀들 경이(驚異)를 담아들고 찬양한다.

 

함형수의 ‘해바라기 비명’에 이어 김광섭의 ‘해바라기’를 감상해 보자. 함 시인이 해바라기를 사후 세계서 살고 싶은 동경의 낙원을 추구했다면 이산(怡山)은 해바라기를 통해 자신의 포부와 열정을 객관적 시점에서 스케치한다.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방황과 좌절, 그리고 고독의 시기에 노란색 해바라기를 많이 그렸다. 그는 자신의 방황에 대한 탈출 지향적인 무의식의 발로로 노란 색채를 열정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산의 시 ‘해바라기’는 하나의 현상(現象)인 사물(事物)로서의 해바라기에 희망과 꿈이 살아 약동하는  정신의 혼을 불어넣은 우상(偶像)의 전원시(田園詩)가되었다.

 

김광섭(金珖燮, 1906~1977): 호 이산(怡山). 함북 경성 출생 시집으로 <동경>, <성북동 비둘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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