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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사랑의 애틋함이 녹아나 - 홍사용
[[제1251호]  2010년 11월  13일]
■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    

 

시냇물이 흐르며 노래하기를

외로운 그림자 물에 뜬 마른잎

나그네 근심이 끝이 없어서

빨래하는 처녀를 울리었도다.

 

돌아서는 님의 손 잡아 당기며

그러지 마셔요 갈 길은 60리

철없는 이 눈이 물에 어리어

당신의 옷매를 적시었어요.

 

두고 가는 긴 시름 쥐어틀어서

여기도 내 고향 저기도 내 고향

젖으나 마르나 가느니 설음

혼자 울 오늘 밤도 머지않구나.


이 시의 첫 연은 민담에 나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엮은 것으로 보인다. 지나가던 나그네가 우물가의 처녀에게 물 한 바가지를 청하자 뜬 물에 나뭇잎을 얹어, 나그네가 단번에 물을 삼키지 않도록 지혜를 보여줬다는 이야기. 화자가 나그네가 아닌 흐르는 시냇물의 ‘마른 잎’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잠시 마주치고 헤어지는 사랑의 애틋함이 녹아 있다. 김광섭의 ‘해바라기’부터 김억, 김동환, 주요한 등과 홍사용에 이르는 일련의 작품들은 신시 초창기의 작품들을 모은 것이다. 이 시기에 발표된 또 다른 분들의 작품을 더 소개할 요량이다.

 

홍사용(洪思容 1900~1947): 호 노작(露雀). 경기도 용인 태생. 토월회 동인. ‘나는 왕이로소이다’ 등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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