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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0호]  2019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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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변재만과 조규식의 영광의 길 <4>
[[제1262호]  2011년 2월  12일]
“이장님의 말씀은 저도 충분히 이해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에서도 우리의 조상님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말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방금 이장님께서 제사를 못 모시게 하는 교회당이니 교회 건물을 허물으라고 말씀 하셨는데 저에게 2년의 시간적 여유를 주십시오. 2년 내에 세워진 교회로 인해서 이곳 상수리 마을이 경제적 피해가 있다든지 주민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준다면 교회 건물을 헐고 마을 사람들이 입은 경제적 손실을 제가 반드시 보상토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자리에서 장담할 수가 있습니다. 상수리 골에 교회가 세워짐으로 이 마을은 큰 축복을 받고 이 마을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놀라운 발전을 이룩할 것입니다. 저도 태생이 고흥 사람입니다. 어찌 제가 나의 고향 고흥의 발전을 위해서 이곳에 내려왔지 나의 고향을 해치기 위해서 내려왔겠습니까? 어르신들, 제 말씀을 한 번만 믿어주십시오.”

 

마을을 대표하는 원로들은 조리 있는 조규식의 말에 수긍을 아니 할 수가 없었다. 특별히 교회 건물이 있다 해서 우리 마을이 무슨 구체적인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그리고 2년 후에 우리 마을이 더 잘살게 된다면 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날 수도 있으니 우리 고집만 내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 했다.

 

“조 선상님 말쌈을 우리가 듣고 본께로 그리 황당한 말쌈도 아닌상 싶은께로 오늘은 이만 가볼랍니다. 지발 조상님들 지사 지내는 것 금하라는 소리는 허시지를 안 했으면 허는 것이 마지막으로 우리가 드리는 부탁입니다.”

“어르신, 걱정하지를 마십시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기독교도 조상을 존중하는 종교입니다.”

 

조규식은 헤어지는 이장에게 돌아가실 때 함께 온 어르신들 모두가 식사라도 하라 하면서 약간의 준비한 돈을 건네 줬다. 그들은 항의차 방문을 했으나 돌아갈 때는 도리어 기분이 좋아서 돌아갔다. 한잔할 막걸리 값이라도 생겼기 때문이다. 조규식은 앞으로 교회는 상수리 마을 주민 전원이 나올 거라는 원대한 목표로 본당만 해도 300명의 교인이 함께 예배를 볼 만큼 크게 건축했다. 그리고 앞으로 상수리 마을의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주일학교 교육관도 부속 건물로 마련했다.

 

드디어 헌당예배와 상수리 장로교회 창립 첫 예배를 드리는 날이 다가왔다. 서울에서 창립 축하객이 몰려오는데 고급 승용차 100여 대와 고급 전세버스 3대에 나누어 탄 내빈수만 300명이 훨씬 더 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 작은 상수리 마을이 생기고 이렇게 많은 내빈과 고급차가 몰려오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마을 사람들은 창립예배에 참석하게 되면 나중에 고급 벽시계와 그 외에도 많은 기념품과 떡도 나눠준다는 이야기를 이 교회에 먼저 나간 최씨 노인과 박씨 노인으로부터 듣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수근거렸다.

 

“오번참에 우리 마을로 농사 지러 온 서울 양반, 그 양반 말이여 소문대로 서울에서 무신 큰 재벌회사 회장을 하신 것이 틀림없는 것 같으여. 그 양반이 지은 에부당 입주식에 축하객이 겁나게 몰려온 것 보란마시. 정말 고급차들이 한도 끝도 없이 몰려 왔단께로.”

“그란디 말이여 서울에서 떵떵거리며 호강하면서 지낸 양반이 어쩐다고 이 촌구석에 와서 고생을 사서 하겠다는 건지 내 머리로는 통 이해가 되지를 안 헌다 이 말이여.”

“나도 같은 생각인디 그 양반을 직접 만나 본 노인양반들 허는 말이 사람은 진국이어서 몹시 겸손하다는 말을 나가 들었단께.”

“좌우당간 오늘 11시에 시작된다는 창립 축하예배에 귀경 삼아서 한 번 가보드라고.”

“그리여. 김씨, 당신도 갈끼여?”

“별로 헐 일도 없응께 귀경 삼아 나도 간다 하지 않았는가.”

 

상수리 장로교회의 헌당 및 창립 감사예배에는 축하객 300여 명과 마을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해서 늦게 온 사람들은 본당 내에 서 있어야만 했고 그래도 설 자리마저 없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예배에 참석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상수리교회에 정식 등록한 사람은 딱 두 사람인 최만길 노인과 박영진 노인뿐이었다. 이 두 사람도 교회 건물을 짓는데 허드렛일하는 일용직 노무자로 고용됐다가 조규식이 일당을 후하게 지불하자 앞으로 교회를 나가면 종종 용돈을 후하게 벌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교인으로 등록한 것뿐이다. 축하객은 주로 대동의 임원진과 재계의 몇몇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축하 헌금이 무려 3억 원이 들어왔다.

 

이 중에서 가장 특이한 축하객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조규식이 연대장으로 있을 때 그의 군종참모로 있었던 황순민 목사였다. 황 목사는 오늘의 창립기념예배와 교회 헌당예배 행사를 인도하고 설교를 담당하기 위해서 조규식이 특별히 초청해서 이 자리에 온 분이다. 모든 기념축하 순서가 마치자 황순민이 조규식과 따로 대면하게 됐다.

 

“연대장님, 대동의 주식 지분을 모두 포기하시고 이렇게 시골에 내려오셨군요.”

“목사님, 섬기시는 교회는 모두가 평강하십니까?”

 

황순민 목사, 그는 조규식과 군에서 헤어진 후 어떤 길을 걷게 됐는가? 군목에서 제대한 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신학공부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지금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대형교회를 담임한 목사님이시다. 소위 많은 목사들이 잘나가는 교회, 부자들이 모이는 교회의 담임 목사라 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상이다.

 

장석윤 장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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