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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택하신 하나님의 섭리 (125)
[[제1269호]  2011년 4월  9일]

무엇이 최선인가?

 

언더우드는 한국 정부가 제안한 육영공원 운영을 표면적으로는 거절하였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세 명의 교사(헐버트, 길모어, 번커)를 어떻게 해서라도 도우려고 하였으나 정부는 이미 이들을 해고하려는 방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더우드는 직접 편지를 써서 세 사람이 그대로 교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육영공원을 위해서 더욱 바람직하다고 강조하였지만,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아주지 않았다.

 

사실 언더우드가 육영공원 운영을 거절한 궁극적인 이유는 자신이 육영공원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에 사역하고 있는 사역자들과의 관계를 존중하고 배려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장로교 선교본부의 지원을 받아 사역하던 언더우드는 교육사업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육영공원 운영은 참 좋은 기회였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들이 현 교사들을 내보낸다면, 제가 그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선교회와 관계 단절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 보낼 저의 시간은 단지 하루에 5시간 정도이므로, 가르치는 장소만 바뀔 뿐입니다. 그들이 줄 봉급이 얼마인지는 전혀 모르지만, 지금 선교부에서 받는 것보다는 많을 것입니다. 제가 선교회와 계속 관계를 맺되 봉급은 한국 정부로부터 받도록 선교부에서 허락해 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과거에도 이런 일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고 믿습니다. 학교 일 4∼5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저의 시간은 물론 기독교 사업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가 무엇을 결정할지 전혀 모릅니다. 그들이 저에게 부탁한 이유는 저의 한국어 실력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 상황으로 보아서는 그들이 저의 제안을 수용하여 세 교사를 유임시키리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성서공회 브라이언트(북중국지부 총무) 씨가 지금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는 (서울에서 북경까지) 육로로 여행하여 중국으로 돌아갈 계획인데, 저에게 동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특별한 주의를 끌지 않고 제가 지방으로 나가는 좋은 구실이 될 것이며, 이루어진 사업을 살펴볼 수 있어서 서울에서 사업을 지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전도를 하지 않고 성례를 베풀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하지만,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수 있고 따라서 서울에서 상황을 파악하면서 지도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브라이언트 씨와 저는 목요일 아침에 출발할 것이고, 약 4주 동안 여행할 계획입니다. 이루어진 일을 많이 보길 원합니다. 인원을 추가해 준다는 소식을 주셔서 매우 기쁩니다. 기포드와 가드너에게서 소식이 왔고, 이 우편물에 그들에게 답장을 보냅니다.”

 

만일 언더우드가 육영공원의 운영을 맡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의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비추어 본다면 육영공원의 폐교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무엇이 최선인가?’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언더우드는 브라이언트와 계획한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

 

이응삼 목사 <총회 순교자기념선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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