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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인생은 종장(終章)이 좋아야 된다
[[제1378호]  2013년 8월  10일]

시쳇말로 “학생은 공부만 잘하면 되고, 선생은 교육만 잘시키면 되고, 축생(동물)은 살만 찌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인생은 라스트신이 좋아야 된다. 요즘 신문에 오르내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보면, 그는 지금 인생의 종장을 살고 있는 셈인데, 아름답기는커녕 여간 추해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지금 ‘전두환 추징법’에 의거 7월 16일부터, 검찰이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집행하려고, 직원을 150명이나 투입해 놓고 그의 친인척 가택과 사무실 12곳과 가족 주거지 5곳 등 17곳에 며칠에 걸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보도가 있던 날 아침 전철 안엔 전 전대통령 이야기로 흥분하는 이가 많이 있었다. “전두환은 차라리 시골면장 하고 난 후 물러나 있기만도 못한 꼴이 되고 말았다”는 말도 있고 “전 씨는 살인범보다 나을 것이 없는, 파렴치한 인간으로 보인다. 그는 인생의 마무리를 잘못 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의 나이가 금년에 82세이니 말하자면 해가 서산에 걸린 시점이다. 사실 그는 인생의 중반기까지는 잘 살았다. 그런데 인생의 끝장에 와서 인격이 무너지고, 대통령 자격도 없어 보이고, 4남매 앞에서 아버지의 품위도 떨어진 것 같고, 지난날 같이 일했던 동지들 앞에서도 얼굴을 못들게 된 것처럼 보이고 우리의 국가 위신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도 30여 년 전엔, 인기가 있었고, 정의사회 구현한다고 큰소리도 쳤고, 리더십도 있고 의리도 있고 정치도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보니 그런 칭찬이 모두 다 허상이고 조작이고 오해고 가식이였던 것 같다. 오히려 그의 진면목은 “몰염치하고 이기적이고 허풍이고 거짓이고 교만이었다”는 평가가 맞는 말 같다. 이제는 그를 호의의 눈으로 보아줄 사람도 없고, 존경할 사람도 없을 것 같다. 그러니 그의 여생은 외롭고 슬프고 허망하고 저주스러울 수밖에 없게 됐다.

 

사람이 지도자의 도(道)를 따라 살아가려면 첫째, 진실하고 겸손해야 된다. 진실한 언행엔 감동이 있고 겸손한 언행엔 따르는 이가 있다. 둘째, 인생길엔 돈이 있어야 되지만 그것도 정당하고 적당한 돈만 가지고 살아가야지, 부정한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재앙이 온다. 셋째, 자식들에게 경쟁력을 키워주는 건 좋다. 그러나 힘이 있다 해서 자식을 부정한 방법으로 남의 앞자리에 앉혀 주는 것은 안 된다. 그러면 자식이 결국은 잘못된다. 넷째, 스스로 나는 지도자이고 남들보다 잘났으니 호강도 하고 윤택하게 사는 것이 당연한 듯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생각 끝엔 꼭 저주가 임한다. 다섯째, 정치나 교육이나 종교나 간에 지도자는 자기보다 먼저 백성을 생각해야 된다. 그리고 백성을 잘 살도록 해놓고 난 다음에 자기를 살펴야 옳은 것이다.

 

인생은 초년이나 중년보다 말년이 좋아야 되고 라스트신이 아름다워야 편하게 죽을 수 있고 남이 보기에도 행복하고 아름답다. 라스트신이 좋으려면 인생의 종장에 감동이 있어야 된다. 예컨대, 거룩한 사랑이 있어야 되고, 남을 위한 희생이 있어야 되고,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되고, 그리고 깨끗하고 산뜻하고 아름다워야 된다.

 

인생은 물론이고, 영화나 연설도 끝이 감동적이면 마음에 오랫동안 각인이 된다. 인생의 라스트신이 좋으려면 “지나간 역사가 있음으로 해서 오늘이 만들어진다”는 역사의식이 있어야 되고, 지도자는 무엇보다 돈과 여자와 권력의 노예 상태를 벗어나야 된다. 욕심을 과감히 버리고, 오직 예수만 바라보고 살아야 옛사람을 벗어버릴 수 있다. 그래야 인생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의 중간도 아닌 끝머리에서 탐욕을 부리고 실수를 하고 망신을 하면, 구겨진 이미지를 만회할 시간도 없는데… 참으로 답답하다.

 

변우량 장로<새문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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