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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유학부흥의 외로운 기수 - ‘한유(1)’
[[제1415호]  2014년 6월  7일]

동중서(기원전 179년-104년) 때 잠깐 타올랐던 유학의 불길은 점점 사그라져 중국 당나라 때에 이르러 마침내 불교는 최고봉에 도달하였다. 군주를 비롯하여 문인, 백성들 모두가 집집마다 불교를 믿고 방마다 향을 피우다시피 하였다. 백성들은 극락세계를 운운하며 현실을 도피하였으며, 군주들은 선불(禪佛)에 도취하여 나라의 정치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만약 모든 백성들이 절간에 파묻혀 살고, 임금이 나라 일을 귀신에게 물어보고 절간에서 온종일 염불이나 하고 있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까? 민생은 어려워지고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잦아질 것 아닌가 말이다.

 

이에 몇 사람의 유생들이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기 시작하였는데, 불교의 폐단을 줄이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 불교를 대신하여 유학을 부흥시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유학을 부흥시키면 굳이 불교를 공격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폐해가 없어질 것이라 여겼던 것이다.

 

가장 먼저 이 점에 착안한 사람이 수나라의 유학자 왕통(584년-617년)이다. 그는 유가의 경전을 흉내 내어 새로운 책을 써내는가 하면, 공자의 위대한 업적을 이어받고자 하였다. 그러나 왕통은 서른네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왕통이 붙여 놓은 유학 부흥의 불꽃은 백 년 후인 한유(769년-824년) 대에 이르러 마침내 불교 배척과 유학기풍의 진작운동으로 훨훨 타올랐다.

 

한유는 당송팔대가(한유, 유종원, 구양수, 소순, 소식, 소철, 증공, 왕안석 등 당나라 및 송나라 8명의 산문작가들을 가리킴) 가운데 으뜸으로 여겨질 만큼, 섬세하고도 세련된 문장을 구사하였다. 그의 글은 호탕한 기개를 함께 실어서 우리들의 심금을 조이게 한다. 그러나 문장 뒤에 숨어 있는 그의 피와 눈물을 누가 짐작이나 할 것인가? 모든 명예와 찬사는 원한 맺힌 그의 일생이 끝난 후에야 얻어진 것이었다.

 

하남의 남양 출신인 한유는 세 살 때에 아버지를 잃고 형을 따라 영남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형마저 죽자 어머니, 조카와 함께 다시 강남으로 집을 옮겼다. 그런데 이 세상은 고아와 과부가 살아가기에 너무나 고달팠다. 그러나 이 조카마저 곧 죽고 말았다.

이토록 고독하고 궁핍한 생활 가운데서도 한유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스승을 모실 수도 없는 처지인지라, 스스로 자습하여 제자백가를 완전히 읽어냈다. 뜨거운 향학열과 성실함으로 그는 마침내 진사시험에 합격하였고, 이어서 감찰어사에까지 승진하였다. 그러나 불공정한 것을 참지 못하고 바른 말을 잘하는 성격 탓에 수많은 고통과 좌절을 겪게 된다. 덕종 황제의 노여움을 사 귀양을 가기도 하고, 국자박사(오늘날 국립대학의 교수)를 거쳐 몇 차례 승진을 하다가 다시 국자박사로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았다.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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