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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세상 만물이 내 마음 속에 있다 - ‘육상산(2)’
[[제1428호]  2014년 9월  20일]

육상산(육구연)이 “사서오경을 연구하는 등의 격물치지(格物致知)는 필요치 않으며, 오직 본심(本心)으로 돌아가는 공부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자, 주자(주희)와는 자연히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주자는 상산보다 아홉 살이 많은 손위였다. 하루는 두 사람이 만나 논쟁을 벌였는데,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주자는 상산의 남다른 기백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만난 이후 6년이 지난 때에, 주자는 백록동서원으로 상산을 초청하여 강의를 해주도록 하였던 것이다. 육상산은 이곳에서 ‘군자는 의(義)를 밝히고, 소인은 이(利)를 밝힌다’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다. 사람의 폐부를 찌르는 그의 목소리에 청중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날씨는 비록 차가웠지만, 감동으로 말미암아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의 엄한 문책을 듣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낀 사람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당시 주자도 그 자리에 참석하여 계속 부채질만 하였다. 마침내 서원에서는 이 강연의 요점을 돌 위에 새겨 학생들의 좌우명으로 삼도록 하였다.

 

육상산은 몇 년 동안 국학(최고의 교육기관)의 교수 등을 역임한 후, 집으로 돌아가 독서와 강의에 전념하였다. 그는 귀계(貴溪- 중국 장시성 잉탄에 위치)의 서남쪽에 있는 옹천산 위에 집을 짓고, 이를 강의하는 장소로 삼았다. 그런데 이 산의 모습이 마치 코끼리와 흡사했기 때문에, 자기 이름을 구연에서 상산(象山)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상산은 정치면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는데, 그가 백성들의 풍속을 아름다운 쪽으로 인도하자 감옥형으로 다스릴 만한 사건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나랏일에 너무 몰두한 탓에 그의 건강은 크게 나빠지고 말았다. 어렸을 때 각혈병(폐나 기관지점막 등에서 피를 토하는 병)까지 앓은 적이 있었던 상산은 이듬해 겨울, 병으로 쓰러지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는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날에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보좌진과 함께 정무를 의논하고 침실로 돌아가 쉬고 있었다. 마침 밖에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그는 조용히 향불을 피우고 목욕한 다음 새 옷을 갈아입고는 단정히 정좌하였다. 집안사람들이 그에게 약을 주었으나, 먹지 않고 한쪽으로 밀쳐놓았다. 이때부터 다시는 말을 하지 못했으니, 당대의 심학대사(心學大師)는 쉰 세 살을 일기로 심장의 박동을 정지시켰던 것이다.

 

한번은 그의 친구가 물었다. “천하의 만물은 번거롭기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데, 어떻게 하여 그것을 연구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상산은 “만물은 모두 나 자신 속에 구비되어 있으므로, 단지 이(理)만 밝히면 된다네”라고 대답하였다. 가령, 오늘 하나의 사물을 궁리하고 내일 또 다른 사물을 계속 궁리해가는 것은 자신의 그림자를 따라 달려가는 것과 같다. 때문에 그는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에도, “도는 결코 사람을 멀리하지 아니하거늘, 다만 사람이 도를 떠날 뿐이다”고 하였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강하고 담대하라."(수 1:5-6)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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