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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보내면서
[[제1577호]  2017년 12월  30일]


우리가 잘 아는 역사가 E. H (Carr)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사이에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빌리지 않아도 개인이든 공동체든 역사를 갖는다. 그 역사는 인간이 보낸 시간이며, 지나간 시간과 지금 현재와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할지라도 역사가 주는 메시지가 지금 여기에서 의미가 없다면 우리로 무의미를 되풀이하게 되고 그것은의미의 결여” 내지는무의미의 축적”이 되어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한다.

2017년 하면 제일 먼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생각하게 되고, 그 끝자락에서 우리 교단은목회 세습” 또는목회 승계”의 회오리에 휘감겨 있다. 이 시점에서 무엇을 생각하며 2017년을 의미화해서 2018년을 복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지난 12 21일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프랑스의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한국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이 작품전을 통해서 아직도 전근대적인 사고 안에서 헤매고 있는 대한민국에나는 누구인가?”, “내가 완수해야 할 임무는 무엇인가?”, “신은 존재하는가?”, “혼돈 속에서 질서는 창조될 수 있는가?”를 묵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로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2017년을 보내면서 한국교회의 목회자, 장로만이라도 위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묵상하며, 음미하며, 기도하며 자기 성찰을 가져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여러 문제 속에서답”을 찾을 수 없고, “답”이 되지도 않으며답”을 줄 수도 없는 상황 속에 있다. 어떤 답을 내놓으면 한편에서는 옳다고 하고 다른 편에서는 그르다고 한다. 성경을 보자. 우리가 외우는 성경의 첫 말씀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1:1-3) 하는 말씀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 있다. 그것은 공허, 흑암, 혼돈이 있어도 성령의 운행과 말씀의 명령에 따라 창조의 역사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말 우리는 깊이 묵상하고 성찰해야 한다. 에덴동산은 종교도, 이데올로기도, 법도, 이론도, 남녀의 구분도, 심지어 인간과 동물도 구분이 되지 않는 하나님의 질서 안에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성경이 있고, 법이 있고, 조직이 있고, 교회가 있고, 많이 있어도 부끄럽게 많은 혼돈, 공허, 흑암이 복음의 시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잘못한 사람은 없고, 옳고 바르다는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오늘 우리는 삶의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2017년을 보내면서 정말 나 자신, 교회의 지도자들, 좀 더 구체적으로 목사와 장로만이라도 삶의 군더더기를 생각해야 하겠다. 과연 나를 살찌고, 부풀리게 하는 삶의 군더더기는 무엇일까? 그 군더더기를 과감히 깎아 내릴 수 있을까? 오늘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 한 사람의 예술 철학만도 못한성역의 정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자”라고 하지만 자기 자리도, 명예도, 자식도, 교회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까? 에쿠스를 타고 서겠는가? 자전거를 타고 서겠는가? 걸어가서 서겠는가? 교회당을 갖고 갈까? 수양관, 교육관을 갖고 갈까? 교인들을 수행해서 나아갈까?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 같은, 내 모습 이대로 설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군더더기를 용기 있게 깎아 버리는, 아프더라도 깎아 버리는 용기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자리에 부족하나마 나 자신이 있어야 함을 고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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