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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게 하자
[[제1599호]  2018년 6월  23일]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한국전쟁을 겪었던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6.25 노래의 서두는 암울하고 처절한 전장 터가 연상되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은 이 노래를 그저 전래동요 정도로 인식하는 듯하다. 한국전쟁에 관한 기록을 보면 1950~1953년의 3년간에 걸친 전쟁 중에 사망자 250만여 명, 피난민이 320만여 명, 전쟁미망인이 30만여 명, 전쟁고아가 10만여 명, 민간 가옥파괴가 612만 호, 공공기관 건물파괴가 53천여 동에 이르는 끔찍한 민족상잔의 전쟁이었고 당시 국민소득은 태국이 220달러였고 필리핀이 170달러였으며 우리나라는 78달러였다고 한다. 실로 금석지감(今昔之感)의 회포를 금할 길이 없다.

그동안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같은 민족끼리 끔찍하고 처참한 전쟁을 치른 지, 6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남ㆍ북 분단국가로 남은 채, 이산가족의 아픔, 이념갈등과 반목 등 많은 상처와 고통을 겪어왔다는 사실이다. 지난 수십 년간 남측은 북측에 수많은 재정지원을 퍼붓고도 북측은 조금만 심기가 불편하면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협박을 일삼아 왔다. 생각해보면 남측이 대단한 인내심으로 아직까지 양보하면서 버티어 온 셈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북측 대표단이 서울과 평창을 오가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이윽고 남북의 정상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평화의 집’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이후, 지난 주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평화를 위한 4개항에 걸친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이제 바야흐로 한반도에 커다란 전기(轉機)가 마련된 셈이다.

트럼프-김정은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 중에는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과 남북정상 간에 맺어진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점과 한반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대목이 들어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난 5 24일 북한 핵실험의 본거지였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스스로 폭파하고 공식적으로 폐쇄를 발표한 사실은 북측의 선전을 위한 세기적인 쇼나 퍼포먼스는 아니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세계 각국의 매스컴은 이번 북-미 정상의 합의문 속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라는 문구가 명문화(明文化)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한 술 밥에 배부르랴!”는 말이 있듯이 향후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단계, 한 단계씩 전진해 나가면 되리라고 본다. 지난 6 1일자로 예정되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연기되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의 일정이 다시 확정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남북고위급회담은 군사 분야, 체육 분야, 이산가족상봉 분야별로 나누어서 진행되는데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장성급 군사회담(6/14)은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체육회담(6/18)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8.15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6/22)은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남과 북이 서로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회담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노벨평화상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다. 휴전협정이 종전선언으로 바뀌는 날이 어서 다가오도록 우리 믿는 이들이 합심하여 기도하는 일이 우리 앞에 과제로 남아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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