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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호]  2018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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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나무
[[제1602호]  2018년 7월  14일]


거목 앞에 서면 저절로 숙연해진다. 수백 년 풍상을 이기고 자란 굵은 기둥은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팔을 이어야 겨우 두를 수 있고 위로 잎이 무성하여 새들이 깃들고 큰 키로 넓은 그늘을 만들어 그 아래 사람들이 와서 쉬게 한다

호기심에 우리나라 최고령 나무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강원도 정선군 사북에 1400년이나 된 주목이 있어 천연기념물로 공인되었다. 또 일설에는 울릉도 도동 산 위에 2000년 된 소나무가 있다지만 실측으로 인정된 바는 아니라 한다. 문화재청에 천년수로 등록된 것이 여덟 그루인데 그 중에 직접 가서 본 것은 양평군 용문사 은행나무뿐이다. 키가 67미터, 기둥둘레가 15미터로 크기로도 첫째가는데 생기가 넘쳐 매년 은행알을 여러 가마니 생산한다.

인격이 훌륭하고 지도력이 남다르고 정계, 재계, 학계, 문화예술계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사를거목’이라 일컫는데 참 합당한 표현이다. 이들이 남긴 이야기들이 내내 전해져 뒷사람들이 그대로 따라보려 하고 그러는 가운데 사회가 선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교회 장로님들도 무엇보다 오래 자란 큰 나무에 비유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린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헌법은 장로의 직무를목사와 협력하여 행정과 권징을 관리하며 교회의 신령상 관계를 살피며 교인들이 교리를 오해하거나 도덕적으로 부패하지 않도록 권면하며 회개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당회에 보고”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읽어보니 참으로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는데 현역장로 시무하는 동안에도 이 몇 줄 안 되는 내용마저 다 잊고 그럭저럭 지내왔음을 돌아본다.

우선권징’의 바탕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주신 법도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나의 신령상이나 도덕적 수준이, 바꿔 말해 내면의 거룩한 정도가 남들과 비교나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당회에 보고하는 것은 제쳐두고 나 자신의 회개는 얼마나 깊은 데까지 미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는데 답이 나오지 않는다. 거목은커녕 거목 근처의 떨기나무 급도 안되겠다 싶은데 교회 안에서 어른 대접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교회 직원에게 전화할 일이 있을 때저 아무개 장로인데요” 하고 말하면서 그러면 더 친절한 응대를 받을 수 있겠다 생각한다. 군대의 계급, 일반 사회조직의 서열과 직급처럼 교회에도 목사, 부목사, 교육목사, 전도사의 직제와 병행하여 장로와 집사, 일반 교인의 위계질서가 세워져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이는 내가 교회에 바치는 시간, 물질, 노력에 대한 반대급부라는 계산이 고개를 든다. 그런데 그 계산은 알고 보면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나무를 생각한다. 거목은 우선 조용하고 가만히 서 있는 그 존재 자체가 귀하다. 높은 산이 있고 넓고 긴 강이 흐르면 사람들이 모여 나라가 세워지고 문명이 발달하고 역사가 이어진다. 교회에 갖출 것을 갖춘 장로님들이 거목처럼 자리잡고 계시고 그 넓은 그늘 아래로 교인들이 다가와 자연스레 신령한 분위기가 이뤄지고 그 속에서 즐겁고 평안한 신앙생활을 누리는 아름다운 정경을 그린다. 말씀은 목사님의 몫이니 장로에게 침묵의 은사는 금상첨화이다.

김명식 장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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