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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수 없는 것들
[[제1608호]  2018년 9월  1일]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최근 대형 건조물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바다 위 산책로가 무너지고 1킬로가 넘는 다리 중간이 끊어져 그 위를 통행하던 사람들이 화를 당했는데 이와 같은 재난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로마시대 유럽 곳곳에 3층 아치 구조로 다리 모양의 수로를 만들어 사용했던 것들이 아직도 남아있어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을 보면 지은 지 불과 몇십년 안 되는 건조물의 붕괴는 바로 현대 기술자들의 불성실을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러나 아무리 잘 지어도 영원히 존속할 인간의 건조물은 없다.

다리로 말하면 강이나 해협에 일정 간격으로 교각을 세우고 그 위에 상판을 타설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그래도 더 튼튼하고 오래 갈 듯한데 우리나라에서 요즘 새로 건설하는 교량들은 멋을 내려 해서인지 순전히 기술적인 이유 때문인지 거의 사장교나 현수교 스타일이다. 이렇게 케이블에 매단 다리를 보면 문외한의 생각으로 그 수명의 한계를 우려하게 된다.

1937년에 개통한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브리지는 부식 방지를 위해 일 년 내내 수십 명이 도장작업에 매달리고 케이블을 교체하는데, 이처럼 계속 보수, 보강을 해 나가도 최대 수명을 2100년쯤으로 본다고 한다. 오만한 사람들이 당초 튼튼히 만들었다고 자랑하면서 미리미리 손질을 해나가지 않으면 지난번 이탈리아 제노바 고속도로 다리나 우리나라 성수대교 같은 운명이 된다.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들판 한가운데나 산기슭에 높이 올라간 아파트들을 바라보면서 저 집들을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집은 낡아지게 마련이고 주인들도 떠나면 언젠가 헐어야 할 텐데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후대에 부담을 주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고층화된 거주문화를 어리석다 말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풀이 마르고 꽃이 시들어도 다시 피는 자연의 순환은 영원하다. 홍수가 나고 가뭄이 오래 계속되기도 하지만 창조의 때부터 물은 구름이 되어 떠돌다가 다시 내려와 한 방울도 사라지지 않는다. 비바람에 산은 조금씩 씻겨 내려오나 만년설에 덮인 에베레스트 정상은 조금도 낮아지지 않는다. 영원이 변화를 감싸고 가는 것을 상징하는 듯하다.

사람들이 만들어 누리는 것 가운데 부와 권력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부는 대부분 기업을 따라 이동하지만 결국 개인들이 나누어 갖는다. 권력은 국가단위에서 정치집단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지도자에게 집중되고 그 아래에서 몇몇 사람들이 이를 행사한다. 한번 차지하면 오래 즐기고 싶어 하지만 영고성쇠는 세상사의 으뜸 주제이다. 우리 교단의 최대 현안인 교회 세습 문제는 영원할 수 없는 것을 한 가족이 오래 갖고자 하는 데서 오는 병리현상인데 그러는 사이에 건조물의 균열처럼 교회도 위태로운 모습이 된다.

장례 때에 우리가 많이 읽는 구절,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으신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노라”하는 말씀은 시끄러운 현실에서 영원을 지향하는 우리의 마음을 다스려 준다. 아무리 잘 지은 예배당도 그냥 한 채의 장막 집일 뿐이다

김명식 장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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