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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1호]  2018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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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제1611호]  2018년 9월  15일]


남덕우, 조순, 김재익, 사공일 같은 이름이 떠오른다. 경제학자로서 정부에 참여하여 국가경제 발전에 일조한 분들이다. 관료들 중 명석한 두뇌에 공부도 많이 하고 해외 유학의 경험도 쌓은 후 경제행정의 지휘부에 앉아 학자 출신들과 손발을 맞춰가며 나라살림을 일으킨 분들도 여럿이다. 그 위에서 대통령이 이들에게 큰 신뢰를 얹어준 것도 한몫을 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공적 영역에서 경제학자들의 역할에 대한 일반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작금의 분위기는 좀 다른 듯 하다. 해외에서도 세계적 경제위기가 닥치면 이를 제때에 예측하지 못했다고 매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뭘 하고 있었냐는 식의 질타가 매스컴에 쏟아지기도 하는데, 근자에 나라경제가 어려운즉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정책의 입안과 집행을 맡은 분들에게 화살이 날아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생소한 시책을 새 정부가 간판처럼 내세우는 데 대해 수레를 말 앞에 매다는 격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거기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52시간으로의 노동시간 제한, 비정규직 종업원의 정규직 전환 등 대통령선거공약에 들어있던 제목들이 한꺼번에 실행으로 돌진하니 이에 따른 적지 않은 부작용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매우 곤혹스러운 모양이다. 정치·사회적 과제를 어찌 경제가 다 떠맡을 수 있나 억울해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일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그 소득을 나눠 갖는 것인데 정부가 돈을 풀어 저소득층의 씀씀이를 조금 올려준다고 금방 수요가 증대되어 생산이 늘고 일자리에까지 효과가 미칠지 의문이다. 자유시장경제의 기본 틀 안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세율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우선순위를 바꿔보고, 각종 규제를 조금씩 풀고, 제한적으로 농산품 등의 수급을 조절하여 물가가 일시적으로 뛰는 것을 막아보는 정도이지 당장에 무슨 묘책이 있을 수 없다.

그래도 국민이 표를 주고 정부를 맡겼는데 민간기업의 금고와 투자의지와 창의력만 믿고 앉아만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민주적 정부가 국민생활 향상을 위하는 진지한 의도를 가지고 어렵게 연구하여 실행한 정책이라도 차라리 아니함만 못한 결과에 이른 예는 동서양에 수없이 많다. 그러한 실패의 상당 부분이 무슨 이즘이나 이데올로기에서 출발한 것들이었음을 많은 논객들이 지적하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느 정당 후보의 정치이념에 찬동하는 경제학자가 그를 위해 경제분야 선거공약 작성을 돕고 선거에 승리하면 당선자의 요청에 따라 청와대에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누가 당선되는 것은 그가 쌓아온 정치적 이미지에다 이런저런 공약의 호소력을 한데 섞은 결과이지 유권자들은 그의 약속 하나하나가 다 이행되기를 애당초 기대하지 않는다. 임기가 개시되는 시점에 최선의 시책으로 신속히 넘어가는 것이 긴요한데 정치운동가의 의욕과 경제학자의 실험정신이 결합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에 따라 보태준다는 공약은 지킬 일이로되 그것은 거기서 그치고 경제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새로이 고민할 일이다. 오늘 정부가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데 대해 모든 경제주체들의 협력을 구하려면 경제학자와 관료들이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보편적 경제원리가 가리키는 길을 따를 것이요 그리하면 하나님의 도우심이 이 땅에 임하리라.

김명식 장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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