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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
[[제1614호]  2018년 10월  13일]


또 한차례 아내의 생일이 지나갔고 이번에도 마땅한 선물을 챙기지 못했다. 작년에도 그냥 보냈으면서 뭘 새삼스럽게--. 하지만 작년에 못했으니 금년에는 했어야지 않나, ‘이제 남은 햇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 하는 나무람이 속에서 들려온다.

외출했다 들어오다가 가게에 가는 아내를 집 앞에서 만난다. 아무렇게나 입고 무표정하게 앞에 선 이 여자가 누군가. ,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내 귀한 자식들의 어미, 그런데 지난 50년 동안에 왜 이렇게 변했지?

일단 아내를 빼고, 나머지 온갖 것들이 달라진 걸 보자. 그때도 아파트 들이 여기저기 들어섰고 자동차들이 굴러다니고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딴 세상이다. 그동안 집은 예닐곱 차례 옮겼고 내 직계가족의 수도 열둘이 됐다. 나라는 중진국에서 억지로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하고 미들급 김기수가 주먹으로 세계를 제패해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방탄소년단, 김연아, 손흥민에 조성진이 세계의 스타로 각광을 받는다. 올림픽을 여름, 겨울 두 차례나 치렀고 반쪽이지만 월드컵을 주최해서 4위에 올랐으니 이렇게 달라진 땅에서 아내의 모습이 많이 변한 게 그렇게 신기한가? 자신은 또 얼마나 많이 변했는데.

겉은 후패해져도 속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믿고 살아왔으니 우리 마음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무슨 큰 야망을 안고 인생을 질주해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처지에 불만이나 모자람을 느낄 일 없는데 아내 편에서는 오늘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없지 않다.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면서 현실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행복의 개념을 여러 차례 바꾸고 기준도 낮추고 했을 터이다. 그 결과이만하면 됐지’ 하는 마음이 되어 있으면 좋으련만. 또한 일생 서로 주고받은 정의 총량을 견줘주어 보고는, 내가 많이 빚진 거 같네’ 하는 계산을 두 사람이 동시에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년의 생일은 인생의 카운트다운과도 같다. 그래서 해가 지날수록 생일의 의미는 더 짙어지고 경건과 엄숙함이 더해진다. 젊었을 때 일본 여행하다 봐서 기억이 희미한 영화 중에 아내와 사별한 주인공 남자가 외딸 결혼식에서 혼자 돌아오는 길, 사람이 많이 오가는 속에 앞서 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가까이 갔다가 다른 사람임을 알고 돌아서고 또 돌아서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보았다면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것이다.

아내의 생일 아침 두 사람이 마주앉아 이 시간에 한 사람이 없다면 하는 생각에 잠시 잠기는 것은 자연스럽고 축하와 감사가 더욱 절실해 질 것이다. 언젠가 혼자가 될 거라는 필연은 두려움과 긴장을 안겨주는데, 그런 가운데 좋은 말, 따뜻한 낯빛으로 하루하루를 또박또박 채워가는 한 해, 또 한 해는 부부 역사의 찬란한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은 여행을 회상하며 맘에 들었던 곳은 기억 속에서 또 찾아간다. 함께 겪었던 사건 가운데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에는 새삼스럽게 감사하고 또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하여 최대한 절제된 꿈도 꾸어본다. 그 꿈이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한차례 격론을 벌이게 되겠지만.

김명식 장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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