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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위기에 필요한 교회와 위기를 부추기는 교회”
[[제1681호]  2020년 3월  28일]

진정한 친구는 위기에 빛을 발한다는 말은 코로나19라는 가공할 만한 국가적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위해 교회가 취해야 할 바른 길을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전국의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각종 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 전반이 중단되거나 제약을 받고 있다대부분 교회도 예배당에서 드리던 주일 공적 예배를 중지하고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예배로 대신하고 있다끝을 알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신종 전염병 사태는 대한민국을 경제 침체와 각종 경제지수의 하락을 동반하는 총제적인 국가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어려움보다 더 큰 상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고 힘들게 만드는 정신적인 고통에 있다별다른 증세도 없이 누구나 전염될 수 있다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사회적 단절이 가져다주는 고독과 불안감해결의 실마리가 없을 듯 보이는 현실로부터 오는 무력감과도하게 위기를 부풀리거나 부추기는 집단이나 단체에 대한 분노그동안 굳게 믿고 의지해왔던 공적 기구나 정부 또는 관련 기관에 대한 불신감 등이 어우러지면서 모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급기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희망이 없고더 이상 살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는 극단적인 허무함과 절망감까지 싹트고 있는 극히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교회는 모름지기 위기와 절망에 빠진 세상의 희망이 되고슬픔과 고통에 빠진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그것이 오늘날 세상이 요구하는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기 때문이다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받는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과 치료를 위해 국가 차원의 심리상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지금 이 위기 상황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하셨던 예수님이 바로 오늘날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고 있다.전국에는 수많은 교회가 운영하는 병원요양원요양병원수련원 등 의료 및 수련휴양 시설이 있다교회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속한 의료인의 수도 적지 않다이 중 이미 많은 시설과 인력이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을 위한 활동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동영상과 다양한 유형의SNS를 통해 전달되는 각급 교회의 메시지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교회의 세상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과 배려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오히려 교회의 조그만 잘못은 부풀려지고 때로는 전혀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조롱당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그만큼 교회가 세상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염병은 오랫동안 인류가 두려워했던 질병이다중세의 페스트는 유럽 인구의3분의2를 죽였고, 1900년대 초반의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죽은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최근에도 사스신종 플루메르스 등 감염병으로 인한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고통도 세계사적으로 보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의 공격 중 하나이다따라서 역사가 말하듯이 어떤 경우에라도 종국에는 관리가 가능한 즉끝이 있는 질병일 뿐이다그런 만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함께 대응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속한 복구가 가능할 것이다이런 일에 교회가 선도적이고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 교회가 이런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데 반해 여전히 일부 교회들이 이와는 다른 행동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신천지를 비롯한 이단 사이비 종교는 논외로 하더라도 건강한 한국교회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상과 건강한 대화와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잘 가꾸어 나가야 한다무엇보다도 교회가 건강한 모습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진정한 의미의 개혁과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그리고 세상을 향해 세웠던 벽을 허물고 문을 열어야 한다점차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유리되는 폐쇄성을 극복하고 세상의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세상의 친구로 교회가 개혁되어야 비로소 위기에 빠진 세상을 건져내는 데 필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가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기태 교수

<호남대 신문방송학과·한국교회언론연구소 상임연구위원장·문화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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