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겜은 가나안 중앙에 남북으로 뻗은 산지의 도로 상에 위치해 족장의 길에서 만나는 성읍이다. ‘세겜’(:‘어깨’라는 뜻)이라는 이름같이 중심이 되는 도시였다. 세겜은 북쪽에 에발산과 남쪽(벧엘 방향) 그리심산 사이에 위치해 있다. 족장의 길인 남쪽으로 내려가면서는 산지에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여 동네들이 산꼭대기에 있으나 세겜은 산 아래 형성되어 있다. 예수님 당시130만여 명이 거주한 가나안의 중시 도시였으나 현재는600여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아론의 정통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옛 유월절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성지 순례에 세겜성을 들어가 순례하기는 쉽지 않다. 몇 번의 방문을 통하여 좋은 기회에 세겜을 순례한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대부분이 그리심산에서 세겜을 내려다본다. 위에서 보면 세겜은 동서남북으로 길이 뻗어 있다. 동쪽에서 요단강을 건너 서쪽으로 지중해 해안을 따라 애굽으로 내려가는 상인의 길이 동서로 통한다. 남북으로는 긴 산 능선으로 북쪽으로 사마리아, 이스르엘평야로 나아가고, 남쪽으로는 실로, 벧엘, 예루살렘을 거처 브엘세바로 나아가는 족장의 길이 있다. 세겜은 여러 이유에서 가나안의 중심이었다. 상인의 길에 머무는 곳이기에 가나안의 중심지로서 국제도시라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몰렸고, 이는 종교의 중심지로 발전되었다.

세겜을 생각하고자 하는 이유는 신앙적인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을 받고 제단을 쌓은 곳이다. 성서는 아브라함이 고향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출발하여 상인의 길을 따라 가나안에 들어와 하나님의 약속을 받고 처음으로 제단을 쌓은 곳으로 기록되어 있다(창12:6-7). 우리의 인생에 세겜같은 하나님의 약속과 그 감동에 예배하던 곳이 있다.  

두 번째 야곱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삼촌의 집에서 상인의 길을 통하여 얍복강을 건너 온 야곱은 평안히 벧엘이 아닌 세겜성에 이르게 된다. 이곳이 상업의 중심도시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녀들이 세겜의 문화에 익숙해지게 되어갈 때, 사랑하는 딸 디나가 추장의 아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부득이 결혼조건으로 할례를 요구한다. 세겜의 남자들이 할례로 고통할 때 아들들이 세겜 남자들을 죽여 보복함으로 야곱이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에 야곱이 벧엘로 올라갈 것을 결심하고, 이방 신상과 장식들을 묻고 벧엘로 올라간다(창35:4, 6). 세겜은 하나님의 사람이 세상의 문화에 익숙해 혼합적인 신앙생활을 함으로 몰리는 환난 중에 결단을 요구하는 곳이다. 지금도 세겜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다. 하나님은 환난을 통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리로 이끄셨다.

셋째로 여호수아시대이다. 여호수아는 여리고와 아이를 점령한 후 세겜에서 에발 산과 그리심산에 제단을 쌓고 율법책에 기록된 축복과 저주를 선포하였다(여호수아8장).가나안의 중심인 세겜에서 저주와 축복의 말씀을 선포한 것은 이스라엘이 선택하며 살아야할 역사의 현장이 되었다.  

지금 우리는 전염병으로 어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다. 소홀했던 자신과 가정을 돌아 볼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규동 목사

<동해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