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한 분이 올여름에 전 교인에게 부채를 선물하고 싶다고 하면서 수제 전통부채를 보내왔다. 어머니께서 여름이 되면 주위 분들에게 부채를 선물하셨는데 이제는 자기가 어머니께서 하시던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기증받은 부채에 국선 작가의 글씨를 재능 기부받았다. ‘시원하게 하는 사람’(고전16:18)이라고 글씨까지 쓰니까 더 멋지고 품위 있는 작품이 되었다. 교인들에게 선물로 나누고 나서 필자도 부채질을 해 보았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시원했다.

모든 커피에는 에스프레소가 들어간다. 에스프레소+물=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우유=카페라떼, 에스프레소+우유+우유거품=카푸치노, 에스프레소+우유+초콜릿=카페모카 그리고 에스프레소를 점을 찍듯이 데운 우유에 붓는 것을 마키아토라고 한다. 모든 커피에 에소프레소가 필요하듯이 믿음의 사람들은 꼭 필요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윤달이 있어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한다. 여름은 더워야 맛이라고는 하지만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있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면 올해는 더욱 더위를 느끼게 될 것 같다. 이럴 때 시원하게 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성경에 시원하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감동을 주는 사람이 시원하게 한다. 이스라엘이 블레셋 군대와 전쟁 중일 때 다윗은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마시고 싶었다. 이것을 알게 된 삼십 우두머리 중 세 사람이 블레셋 군대를 돌파하고 지나가서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가지고 다윗에게로 왔다.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마시고 싶었던 다윗이었지만 그들이 자기 생명도 돌보지 아니하고 우물물을 가져왔으므로 그것을 마시지 아니하고 여호와께 부어드렸다(대상11:15-18).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가지고 왔던 세 용사처럼 자기를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은 감동을 준다. 그리고 감동을 주는 사람은 시원하게 하는 사람이다.

부족함을 채우는 사람이 시원하게 한다. 고린도 교회에서 스데바나와 브드나도와 아가이고가 에베소에 있는 바울을 찾아와서 고린도 교회 문제에 대해서 바울에게 자세하게 전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내가 스데바나와 브드나도와 아가이고가 온 것을 기뻐하노니 그들이 너희의 부족한 것을 채웠음이라 그들이 나와 너희 마음을 시원하게 하였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이런 사람들을 알아주라”(고전16:17~18)고 하였다. 바울은 그들이 나와 너희 마음을 시원하게 하였다고 했다.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람이 시원하게 하는 사람이다.

충성된 사람이 시원하게 한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잠25:13)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얼마나 시원한가? 충성된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고 변함없이 꾸준한 사람이다. 이런 충성된 사람이 시원하게 하는 사람이다.

코로나19로 더욱 무더운 여름을 지낼 수밖에 없는2020년 여름에 내가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도 시원하게 하는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최태순 목사

<대천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