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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죽으나, 선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늘 믿었어요”
[[제1456호]  2015년 4월  25일]

이단에 빠지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끝까지 하나님 신뢰


- 애터미(주) 회장 박한길 장로


“이 기사가 ‘예수의 향기’입니까? 저에게서 향기가 나는지 고민이 되네요. 과거 이단에 빠져 헤매기도 하고, 지금은 다단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다단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있지요. 그런 면에서 사람들이 저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아니라 구린내가 난다고 하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유통전문기업 애터미 대표이사 박한길 장로는 창업 5년째이던 지난해 연매출액 5천200억원 달성, 그리고 미국, 일본, 캐나다, 대만에 이어 올해엔 싱가포르까지 현지법인을 설립해 해외 5개국으로 뻗어나간 애터미의 성공 스토리가 아닌 과거 이단에 빠지게 된 개인의 신앙배경부터 조심스럽게 꺼냈다.

“어려서부터 쭉 교회엘 다니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중3때인가, 학교 뒷동산에 무덤이 있었는데 그 옆에 누워서는 ‘나도 언젠간 여기 계시는 분과 같이 누워있겠구나’ ‘삶은 무엇인가’ ‘왜 사는 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정작 교회에서는 똑 부러지는 답을 얻지 못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방황했지요.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다보면 다투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데 그런 제 모습이 율법에 어긋나는 것 같아 아침저녁으로 교회를 찾았어요. 새벽에 교회에 갔다 학교가고, 하교하는 길에 또 교회에 들러 회개기도 하고. 목사님께서 천국엘 가려면 소나무 뿌리를 세 개는 뽑아야 된다고 하셔서 산기도도 열심히 다니곤 했지요. 그런데도 하나님 앞에서 도무지 면목이 안서는 거예요. 늘 회개하며 죄를 짓지 않겠다고 기도하지만 나는 또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반복되는 삶이 절망스럽게 여겨지더라고요. 이런 고민을 목사님께 말씀드리면 그저 더 열심히 기도하라고만 하시고. 그래서 기도하지만 죄 문제가 내내 마음을 짓누르는 것은 사라지지 않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 신앙이 식어가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성경공부를 같이 하자고 해서 따라간 곳이 구원파였어요. 그동안 교회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던 것을 이 구원파에서는 아주 명확히 알려주더라고요. 성경말씀이 사실이라는 것과 우리 죄에 대해 영원한 속죄가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고 구원에 대한 확신 등 이런 이야기들이 그땐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성경공부를 할수록 점차 교회 목사님 말씀과 다른 점들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목사님께 여쭈어보면 야단만 치셨어요. 나중엔 결국 저를 교회에 나오지 못하게 하셨어요. 사실 저는 교회를 떠날 생각도 그럴 만한 이유도 전혀 없었는데 말이지요. 어려서부터 나가던 교회였고, 친구들도 다 있으니. 지금도 그날이 잊혀지지지 않아요. 교회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통곡했지요.”

어린 박 장로는 인근 몇몇 교회를 더 찾아가보았지만 사춘기 시절 박 장로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풀리지 않는 의문에 답을 주는 곳은 없었다. 결국 성경공부를 하던 구원파로 발길이 향할 수밖에.

박 장로는 “당시 한국교회가 대체적으로 기복적인 메시지들을 전했고 진짜 복음을 전하는 곳은 드물었던 것 같다”며 “어릴 때 교회 목사님께서 조금만 애정과 관심을 갖고 복음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주셨다면 내가 구원파에 갈 이유가 있었겠나. 그랬다면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속내를 살짝 내비쳤다. 20여년 전 박 장로는 구원파 조직 내의 불법적인 행태와 급진적인 종말론, 회개 없는 신앙관등 교리적인 갈등을 느껴 결국 10여 년간 헌신과 열정으로 몸담았던 그곳을 떠났다.

병으로 나를 다듬으셨던 하나님

애터미를 창업하게 된 것은 죽음을 준비하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던 시점이었다. 일찍이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지만 당시 대기업 몇 군데서만 뛰어들던 사업이었을 만큼 그의 생각이 너무 앞서나갔던 탓인지 고전을 맛보았고,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원로)와 함께 시작한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도 주변의 왜곡된 시선과 오해로 인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몇 번의 사업실패로 큰 빚을 지고 설상가상으로 간경화 진단까지 받은 박 장로는 스스로 자신이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다.

“하루에 서너 시간만 움직여도 몸이 축 가라앉고 체중은 쭉쭉 빠졌어요. 친구인 의사로부터 자기 병원에서는 살릴 수 없다고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듣고 이제 죽는구나 생각하니 남은 건 빚밖에 없는데 가족들 생각에 답답하더라고요.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 없다 싶어, 자고 있는 아이들 손을 잡고 기도했지요. ‘하나님! 이 아들들이 부자로 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학교를 다 마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건강하지 않아도, 오래 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 아이들이 살아있는 동안 말씀 가운데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천국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니 마음이 평안해졌어요. 하나님이 이 기도만큼은 꼭 들어주실 것 같았어요. 떠날 준비가 다 된 거지요.”

그럼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박 장로는 주님 앞에 서기 전까지 사람들을 전도하기로 마음먹었다. 단 5명이라도.

“아직 입은 움직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더라고요. 무작정 사람들을 만나기보다 구실이 있어야겠다싶어 예전에 회사를 운영할 때 관계하던 공장에서 원가로 제품을 떼어다가 원가에 팔면서 전도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싼값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며 도리어 사람들이 몰려왔다. 처음엔 몇 시간 말하는 것조차 힘에 부치던 그는 어느 순간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그때는 회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제가 신용불량자에 빚쟁이인데다 체력은 다돼가는데 무슨 회사를 하겠어요. 그런데 물량은 증가하고 사람들도 늘어가고 일이 계속 잘되더라고요. 지나고 보니까 저 스스로도 신기하게 여겨지는 것이, 아프면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기도를 한 번도 한 기억이 없어요. 도리어 감사의 기도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설혹 내가 병들어 죽더라도 그것이 나한테 제일 좋은 길이니 그렇게 하시는가보다 하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늘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몸 상태는 회복되고 있었다. 간수치는 점점 떨어지고 기력도 붙기 시작했다.

“나중에 또 드는 생각이, 하나님이 나를 꺾기 위해 병으로 다스리셨구나 싶어요. 무일푼으로 사막 한 가운데 떨어뜨려놔도 뭔가를 구상해서 사업거리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저에게 있다는 것을 저 스스로 알거든요. 그러니 돈이 없고 아무리 힘들어도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온전히 의뢰하기 힘들지요. 그런데 병들어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니 완전히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더라고요. 지나고 보니 하나님이 나를 만지고 다듬어 가신 것 같아요.”

성장가도 달리며 해외로 뻗어나가는 애터미

애터미는 국내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BNH에서 생산한 건강기능식품 ‘헤모힘’과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유통회사다. 올해 초 코스닥에 상장하여 1조가 넘는 시총으로 대박을 터뜨린 콜마BNH 제품의 전담 판매회사가 바로 애터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기술과 한국콜마의 생산력으로 탄생한 ‘애터미 헤모힘’은 하마터면 소비자들이 맛보기도 전에 사라졌을 지도 모르겠다. 애터미 박한길 장로를 만나 판매유통의 길을 뚫지 못했다면 말이다.

“헤모힘과 애터미 화장품이 개발됐다는 뉴스를 듣고 가서 확인해보니 제품이 참 좋더라고요. 그런데 마케팅을 잘 못해서 팔리질 않는 거예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아는 분으로부터 판로를 개척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엔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다른 분께 소개를 해드렸어요. 좋은 아이템이 있으니 이걸로 회사를 한번 차려보시라고. 그런데 그 회사가 망하고, 납품하려 만든 제품들이 재고로 쌓이게 되니 제가 책임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팔기 시작했지요. 1억 원어치가 석 달 만에 다 팔렸어요. 공장에서 좀 더 생산했는데 그것도 몇 달 만에 팔렸어요. 저에겐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는 전도가 목적이었고, 공장도 가격에 좋은 제품을 파니 사람들이 알아본 거지요. 그렇게 애터미가 시작된 겁니다.”

애터미는 ‘절대품질, 절대가격’을 모토로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것이 유통회사의 본분이라는 신념을 잊지 않는다. 지금은 ‘헤모힘’과 ‘애터미화장품’뿐 아니라 다양한 생필품들도 유통하고 있다. 박 장로는 애터미의 성공을 이웃과 나누려는 노력도 잊지 않고 있다. 저소득층 연탄나눔, 남수단 어린이 돕기, 전국 아동복지시설 후원, 장애인 및 다문화가정 돕기 등으로 그동안 누적된 기부금액이 35억6천만 원. 과거의 인연으로 종종 김진홍 목사를 찾아 그의 사역을 돕기도 하는데 박 장로의 이같은 비공식적인 후원활동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헤아리기 어렵다. 박한길 장로는 지난해 공주원로원(원장 오정호 장로)에도 1억 원을 쾌척했다. 가능하면 크리스챤들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상품의 판로를 개척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박 장로는 그 일환으로 오정호 장로가 운영하는 으뜸엘엔에스와 함께 낫또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애터미는 지난 3월 국내 매출만 600억 원이 넘었다. 박 장로는 지금의 성장세로 올해 7천500억 원 정도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등 해외에도 시장을 개척해 2013년엔 무역협회로부터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수출만 3천만불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캄보디아를 선교 교두보로 학교 설립 계획

해외 진출에는 박 장로의 또 다른 계획도 포함돼 있다. 선교이다.

“캄보디아에 가서 보니 과거 우리나라가 전쟁을 막 끝내고 가난하던 시절이 떠오르더라고요. 아프고 배고픈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캄보디아에 기지를 삼아 동남아 선교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공익재단 설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단이 없으니 그쪽으로 돈을 보낼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엔 플랜코리아라는 기관을 통해 1억 원을 전해 30개 마을에 우물을 파고 있지요. 올해부턴 아이들에게 빵을 먹이려 해요. 하루 두 끼라도. 한 달에 3만원이면 한 아이가 배고프지 않게 먹고 공부할 수 있어요. 학교 몇 군데를 찾아놓았고 또 우리의 위생기준에 적합한 빵공장도 물색해놓았습니다. 제가 6월에 캄보디아에 들어가 빵전달 자매결연식을 할 계획이에요. 또 직접 학교를 세우는 일도 추진 중입니다. 그 나라 사정을 잘 아는 영사님을 통해 알아보니 무엇보다 학교가 필요하겠더라고요.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키우면 그 아이들이 장차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복음적인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박 장로의 꿈은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는 것, 애터미가 추구하는 ‘대중명품주의’이다. 더불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애터미를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이 곳곳에 전해지길.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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