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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획특집 - 김경은 교수
[[제1570호]  2017년 11월  4일]

자기를 초월하여 이웃을 향해 하나님 사랑 확장

영성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상과의 관계이며, 그 대상과의 관계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기독교영성은 우리의 믿음의 대상인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에 기초하여 하나님의 자녀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면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그리스도인답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영성의 핵심은 살아계신 하나님과 의 관계를 토대로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으로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영성은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를 토대로 하지만 그것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초대교회로부터 기독교영성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함께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왔고, 특히 현대 영성에 대한 논의에서 영성이 개인적 차원으로 제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커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기독교 영성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몰두하려고 하는 이기적인 경향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지향하고 그리스도를 닮아 인격과 삶의 변화를 이루는데 관심을 둔다. 자기애가 아니라 하나님 사랑을 추구하면서 지성과 감성, 내면과 외면의 삶을 조화하고 기도와 행동에 균형을 이루는 통합적 삶을 가르친다. 그리고 개인의 신앙과 사회적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삶의 형태를 형성해가는 통전적 영성을 지향한다.

영성은 네 가지 차원의 관계와 연결되어 있다. 나와 하나님의 관계,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나와 피조물과의 관계가 그것이다. 그러나 모든 관계의 출발이자 근간은 하나님과의 관계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나 자신과의 관계, 타자와의 관계 및 세상과의 관계에 질서를 부여하고 삶의 방향성과 형태를 만들어간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형성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을 이루어가고 자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질서를 회복하게 된다.

최근 영성이 힐링(치유)’과 동의어나 유사어인 것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자신과의 관계도 영성을 구성하는 한 측면이고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개인의 내면 치유를 가져오기 때문에 치유도 영성과 관계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성이 내면 치유와 동일시되거나 그것으로 축소될 수는 없다.

영성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관계성이다. 개인의 신앙은 개인의 삶이 놓여 있는 자리와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영성은 사람들과의 관계나 공동체를 배제할 수 없다. 사람은 사회 안에서, 여러 형태의 공동체 속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 관계적 존재다. 다차원의 관계망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람들의 하나님 경험과 삶의 모양이 형성된다. 따라서 삶의 방향성을 하나님께 향하도록 하면서 우리는 이웃과 공동체를 향하여 예수님이 보여주신 긍휼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질병과 소외, 절망과 죽음이 있는 곳에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통해 치유와 교제, 소망과 새 생명을 가져오셨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기독교영성을 개인의 내면 치유와 내적 평안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축소시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교정책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영성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의 확립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소명을 발견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 인격과 삶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이끄시는 성령의 활동에 우리는 응답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제자도를 실천하기 위해 내면의 성숙과 외적 실천을 조화롭게 이루어갈 때, 참다운 영성 형성, 성화를 향해 갈 수 있다. 성화는 하나님의 변화시키는 은혜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화로 부르심을 받는다. 기독교영성은 성령의 도우심에 의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성 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영성이 추구하는 개인적 삶과 사회적 책임의 조화를 위해서는 개인훈련과 함께 공동체 훈련이 필요한데 그것이 영성훈련이다. 영성훈련은 말씀 묵상과 기도, 성찰과 자기점검, 예배, 공동체 훈련, 봉사활동, 선교활동 등이 포함된다. 이런 영성훈련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일상 속에서 건강하고 거룩하며 생명이 충만한 삶을 살게 된다. 특히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다. 매일의 기도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성 안에 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깨닫게 되면서 공동체 안에서 소명을 발견하고 자발적 헌신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영성은 당대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 경험과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데, 현대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갈망이 있다. 이것은 머리와 가슴의 조화에 대한 요구이다. 우리는 지식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있는 영성을 통해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향해 가면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가는 영성형성을 이루어가야 한다.

최근 영성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어나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로 영성이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개혁교회의 관점에서 기독교 영성의 특징을 요약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기독교영성의 토대는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하나님과 화해되었고 성령 안에서 성화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는 기독교영성의 출발일 수밖에 없다.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로 인한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믿음과 순종으로 열매 맺는 삶을 사는 것이다.

기독교영성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특히 개혁교회 영성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는 믿음과 삶의 강력한 중심이 된다. 십자가 신학을 특징으로 하는 루터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그들을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빚어 가시도록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함으로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일치되어 가도록 이끄는 중심적 역할을 한다. 십자가는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유일한 출구가 된다.

기독교영성은 성령과 동행하는 삶이다. 그리스도인들의 매일의 삶은 성화를 향해 가는 믿음의 경주이다. 그러나 성령의 도움이 없다면 성화의 삶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독교인의 영성은 성령님의 능력과 역사, 인도와 도우심 안에서만 형성될 수 있다.

기독교영성의 토대는 성경이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은 말씀하셨고,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 계획과 기대를 알게 된다. 성경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배우고 사역을 경험한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대한 객관적 지식과 주관적 경험의 균형을 가져야 한다.

기독교영성은 통전적이다. 영성은 내적 삶과 외적 삶 모두를 포함한 전인적인 인간 경험에 관심을 가지면서, 궁극적 가치라는 최종목적을 지향한다. 기독교인들은 내적 삶과 외적 삶이 분리되지 않고, 지성과 감성과 의지가 분리되지 않으며, 개인적 영성 추구와 사회적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통전적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 영성이 깊어진다는 것은 자기에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초월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고 동 시에 이웃을 향해 하나님의 사랑을 확장하는 것이다.


 

- 김경은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영성신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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